부실은행 M&A뒤 공격적 마케팅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한 대형 저축은행들이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 신규 지점을 내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이미 수도권에서 영업 중인 저축은행이 50여개가 넘는 상황에서 저축은행 간 영역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29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부산의 양풍저축은행 인수에 돌입한 토마토저축은행은 인수 절차를 마치는 대로 서울 명동(3월)과 선릉(4월)에 각각 지점을 낼 계획이다. 토마토저축은행의 영업권은 경기지역이지만 부실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영업권 외에 4개 점포를 신설할 수 있도록 금융위원회에 인가를 신청한 상황이다. 토마토저축은행 관계자는 “서울 강남과 강북에 지점을 두면 영업 능력은 물론, 홍보 효과도 배가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9월 상호저축은행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한 저축은행에 영업권 이외 지역에 지점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하는 혜택을 줬다. 개설 가능한 지점의 개수는 전체 투자액(인수비용+정상화 기금)에 따라 120억원 단위로 한 곳씩 늘어난다. 예를 들어 부실은행 인수에 120억을 투자했으면 한 군데, 240억을 투자했으면 두 군데의 지점을 개설할 수 있다. 이때 지점 개설은 전국 어디에나 가능하다. 비교적 재무 구조가 우량한 저축은행이 부실한 저축은행을 인수하도록 도와 주는 일종의 인센티브다.
지난해 충북 중부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3개의 점포를 신설할 수 있게 된 서울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수도권에서 입지를 굳히려고 강남구 대치동, 경기 분당과 일산에 각각 한 곳씩의 점포를 신설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고려저축은행과 대전저축은행을 인수한 부산저축은행도 수도권 점포 신설을 염두에 두고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전국 105개 저축은행 가운데 반 정도가 수도권에서 영업하게 되는 만큼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서 “전국적으로 영업망을 확대하려는 저축은행과 동네장사만으로 내실을 기하려는 저축은행 사이 양극화도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2009-01-3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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