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가 말하는 서민 살아남기
은행에 가면 으레 번호표를 들고 기다리는 것이 익숙한 서민들에게 부자를 위한 은행원인 프라이빗 뱅커(PB) 만나기는 언감생심이다.최악의 경기침체가 예상된다는 2009년,재테크 고수인 PB들에게 경기 한파 속에서 서민이 살아남는 법을 물어봤다.●절약은 재테크의 기본
PB들은 없는 살림일수록 나 모르게 새는 돈은 없어야 한다고 말한다.수익을 늘릴 수 없으면 비용을 줄이는 것이 재테크의 기본.시시해 보일지 몰라도 셈을 다시 해보는 것만으로 연간 100여만원이 넘는 돈을 아낄 수도 있다.가장 대표적인 것은 대출금리 조정이다.우리은행 김인응 강남교보타워 PB팀장은 2일 “대출액수가 큰 주택담보대출자는 금리 변화 상황을 수시로 점검해 저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는 부지런함이 필요하다.”면서 “저리의 고정금리 상품이 있어도 때론 귀찮다는 이유로 계산조차 하지 않는 고객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그는 은행 수수료는 물론 전기나 전화세,자동차보험료,유류비 등 아껴서 줄일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줄이라고 조언했다.
PB들은 부동산 가격은 더 떨어지겠지만 오는 2011년 이후부터는 다시 제자리를 찾아갈 것으로 전망했다.이 때문에 부동산담보 대출로 고생하고 있다면 앞으로 3년 동안 상환 부담을 견딜 수 있는지 냉정히 따져볼 것을 권한다.국민은행 목동남 PB센터 김형철 팀장은 “내 집 마련은 서민 모두의 꿈이고,다들 어렵게 구한 것이니만큼 (이자부담을) 버틸 수 있으면 버티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면서도 “3년 뒤에는 부동산 가치도 반등하리라는 전망이 많다.”고 말했다.
●펀드 ‘미워도 다시 한번’
서민들도 반 토막 난 펀드를 붙잡고 있는 이가 많다.대부분 꼴도 보기 싫다는 이유로 장롱 속에 넣어두기 마련인데 PB들은 “미울수록 자꾸 꺼내볼 것”을 권한다.김형철 팀장은 “전문가들이 올 하반기를 기해 펀드 가치가 오를 것이라고 말하지만 펀드마다 회복 속도는 천차만별일 것”이라면서 “가치가 반등할 때 재빨리 갈아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지금이 펀드투자의 적기라는 의견도 있다.국민은행 잠실롯데 PB센터 고경환 팀장은 “2~3년 후를 바라본다면 비과세 상품인 국내 우량주펀드 등 적립식 펀드는 지금이 가입할 적기”라면서 “단 포트폴리오 관리를 위해 예금과 펀드의 비율은 50대50 정도로 권한다.”고 말했다.PB들은 올해 유망펀드로 국내 업종 대표 우량주펀드와 성장형·가치형펀드,인덱스펀드 등을 꼽았다.해외 펀드중엔 낙폭이 컸던 중국·인도펀드 등이 추천 대상이었다.
●저축은행 고금리는 노릴 만
가진 것이 많지 않아 유리한 것도 있다.5000만원 이하까지만 보호되는 예금자 보호제도다.PB들은 2일 현재 평균 연7.46%(1년 정기예금 기준)라는 비교적 높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저축은행에 눈을 돌려 보라고 권한다.하나은행 양재진 대치동 골드클럽 PB팀장은 “고금리의 예금자 보호상품이 있다면 고금리 막차를 탈 기회”라면서 “다만 보호 대상이 예금과 이자를 합쳐 5000만원 이하라는 점과 해당 은행에 문제가 생긴다면 돈을 찾는 데 몇 달 정도 걸린다는 점 등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참고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부자에게 배우라는 조언도 나온다.국민은행 고경환 PB팀장은 “부자는 쉽게 돈을 번다고 생각하는데 0.1%금리를 위해 너무할 정도로 발품을 파는 것이 보통”이라면서 “재테크의 결실은 노력과 비례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2009-01-0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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