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 30% 날려… 대형주도 ‘뚝뚝’
보험회사에 다니는 김모(38)씨는 요즘 주가를 보고 있노라면 식은땀만 흘러내린다.지난해 5월쯤 주변 사람들 권유에 따라 김씨는 미래에셋이 내놓은 주식형펀드에다 거치식·적립식 모두 들었다.
둘째 아이가 쑥쑥 크고 있어서 집을 넓혀야 하는데 마침 적금 찾은 돈이 있어서 1∼2년 불린 다음에 이사자금에 보태 쓰려 했다. 이때만 해도 장이 좋을 시절이라 김씨는 눈이 번쩍 뜨였단다.
“그동안 적금만 부으면서 살았는데 펀드에 가입해 놓으니까 하루에도 수익이 20만원,30만원씩 쩍쩍 붙는 거예요. 이래서 돈 버는 사람들은 따로 있구나 싶더군요.”
그러다 거치식 펀드를 해지해서 직접 투자에 나섰다. 주가가 조정을 받으며 며칠일 동안 30∼40포인트 정도 떨어지자 금세 200만원대의 돈이 날아갔기 때문이다.“며칠 만에도 이러는데 장이 안 좋으면 어떨까 덜컥 겁이 났어요.”
자신감도 있었다.“보험사 다니면서 어깨 너머로 본 것도 많은 데다 그동안 펀드 운용이나 주식편입비율 같은 것들을 유심히 봐왔거든요. 차라리 내가 직접 해보자 싶더군요.”
손실이든 이익이든 20%선에 거래를 끊는다는 원칙 아래 슬슬 주식에 손대기 시작했다. 펀드들이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는 대형 우량주 3∼4개를 고르고, 성장전망이 높다는 중소형주 2∼3종목을 여기에다 묶었다. 나름대로 보수적인 포트폴리오라 판단했지만 결과는 악몽이었다.1년여 동안 돈을 굴리면서 지금까지 날린 돈만 840여만원. 투자원금의 30%를 날렸다.
“여윳돈으로 장기 투자하라는 말이 왜 생겼는지 알겠더라고요. 이사해야 한다는 생각에 빨리 수익은 내고 싶고, 그 욕심에 중소형주를 이리저리 움직이려다 보니 되레 수익은 더 나빠지는 악순환이었죠.”
그나마 믿었던 대형주까지 떨어지고 있어 아예 주식을 접을 참이다. 돈도 돈이지만 아직 한고비가 더 남았다. 아내에게 거치식 펀드를 깼다고는 했지만 주식한다는 말은 아직 안 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2008-10-0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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