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는 30일 전국 80만개 영세 신용카드 가맹점(간이과세자)의 수수료를 1%포인트 인하하도록 권고해 연간 부담이 33% 가량 줄어들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은 이는 카드가맹점 수수료 인하 문제를 제기한 최초의 방향과 원칙을 크게 훼손한 것이고, 카드가맹점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생색내기용’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원가보다 낮은 가맹점은 높이고, 높은 곳은 낮춰야
금융연구원과 조세연구원은 최근 “가맹점 수수료 인하 문제가 영세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로 본질이 호도되고 있다.”면서 “가맹점 수수료 원가를 분석해서 원가보다 높게 가맹점 수수료가 책정된 업종을 내려 주고, 원가보다 낮게 책정된 업종은 올려 줘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현재 1.5%에서 2%의 원가보다 낮은 가맹점 수수료를 내는 골프장이나 대형할인마트의 수수료는 오히려 올리고 3.5%에서 4.5%까지 높은 미용실이나 음식점 등은 원가가 낮을 경우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수수료 논쟁은 ‘연간 매출 4800만원의 간이과세자인 영세가맹점’이 중심이 되고 있다.
‘카드가맹점 수수료 표준안’보고서를 작성한 금융연구원의 이재연 박사는 이날 “카드가맹점 수수료가 전반적으로 높은 것도 문제이고, 대형 가맹점과 중소형 가맹점 사이에 양극화되고 있는 것도 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2000년 초에 대형할인마트와 카드사 사이에 가맹점 수수료를 둘러싸고 분쟁이 일었을 때 여론이 대형할인마트의 인하 요청에 손을 들어 줬지만, 결과적으로 이같은 결정이 카드사가 중·소형 가맹점의 수수료를 인하할 여력을 약화시켰다는 분석이다.
조세연구원이 김재진 박사도 “협상력이 부족한 중소 영세사업자들에게 수수료 원가와 상관없이 차별적인 가맹점 수수료가 부과되는 것은 시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6월27일 재래시장을 방문해 ‘카드 가맹점 수수료 부담을 줄여 주겠다.’고 한 발언이 금융당국의 주된 관심을 ‘고율의 카드가맹점 수수료 인하’에서 ‘영세가맹점’으로 돌려 놓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세사업자 수수료 할인, 혜택 크지 않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연 매출 4800만원 이하의 간이과세자는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수수료 인하정책을 편다는 건 생색내기용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매출액 4800만원을 모두 카드로 받는다고 해도 수수료 1%포인트 인하할 경우 연간 48만원, 매월 4만원 정도 감액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미용실을 하고 최미영(가명·39)씨는 “카드수수료로 3.6%에서 4.3% 정도 내고 직원 4대 보험까지 모두 부담하기 때문에 힘들다.”면서 “카드사가 앉아서 매월 백만원 안팎의 수수료를 걷는 것이 부당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실은 “최소 1%포인트에서 많게는 2%포인트까지 전체 가맹점의 수수료율이 낮아져야 한다.”면서 “정부가 영세가맹점에 1%포인트 인하를 권고한다는 의미는 결국 나머지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미미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 의원실은 31일 일부 자영업자들이 항의 시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연구원 이재연 박사는 “카드사들이 각종 부가서비스를 축소해 나가면 각종 수수료를 인하할 충분한 여력이 생긴다.”면서 “고비용 구조를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문소영 강주리기자 symun@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