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받은 ‘경영 성적표’는 세계적 IT기업 반열에서 어느 위치에 자리매김할까.
단순히 연간 영업이익으로 따지면 세계 최대 컴퓨터업체인 IBM(80억달러)을 간발의 차로 제쳤으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률에선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영업이익률 31%)에 버금갔다. 휴대전화 부문은 ‘가장 비싼 휴대전화(휴대전화 평균 판매단가 179달러)’의 명성을 유지하며 노키아, 모토롤라와 함께 시장점유율 두자릿수를 유지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상반기의 부진이 워낙 커서 순이익 ‘100억달러 클럽’을 1년 만에 물러난 것이 아쉬운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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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흠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지난해 실적은 어떤 환경에서도 꾸준히 이익을 낼 수 있다는 안정감을 시장에 줬다.”면서 “분기별 영업이익 3조원 시대도 조만간 되돌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업이익 IBM에 소폭 앞서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은 57조 4600억원, 영업이익 8조 600억원, 순이익은 7조 64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 911억달러(91조 1000억원·환율 1000원 기준), 영업이익 80억달러(8조원), 순이익 79억달러(7조 9000억원)를 올린 IBM과 비교하면 규모에서는 IBM에 미치지 못했지만 내실로 따지면 승부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영업이익은 삼성전자가, 순이익은 IBM이 소폭 앞섰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좀 다를 것 같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삼성전자의 올해 매출(해외법인을 포함한 연결기준)이 세계 최대의 기술기업 IBM을 능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2004년 연결 매출은 81조 9600억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부문은 삼성전자와 인텔의 ‘독주체제’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인텔과 사업영역이 같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은 지난해 매출 18조 3300억원, 영업이익 5조 4600억원을 기록해 영업이익률 30%를 달성했다. 인텔은 매출 388억달러(38조 8000억원), 영업이익 121억달러(12조 1000억원)를 올려 영업이익률 31%를 기록했다. 덩치에선 삼성전자가 인텔의 절반밖에 안되지만 영업이익률만큼은 뒤지지 않는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휴대전화 실적은 세계 1위인 노키아에 미치지 못했지만 세계 2위업체인 모토롤라와 대등한 수준이었다. 다만 판매량 부문에서 모토롤라와의 격차가 전년보다 더 벌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휴대전화 2위 모토롤라와 대등
세계 휴대전화 ‘빅3’인 노키아와 모토롤라,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을 비교해보면 노키아가 15.1%로 단연 세계 최고다. 세계 2위 업체인 모토롤라는 10.2%로 삼성전자(12.2%)보다 뒤졌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은 전년(15.9%)보다 3.7%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모토롤라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전년(10.1%) 수준을 유지한 것과 비교하면 모토롤라의 선방이 눈에 띈다.
판매량을 보면 모토롤라는 지난해 1억 4600만대로 삼성전자(1억 290만대)보다 4000만대 이상 더 많이 팔았다.‘빅3’의 지난해 세계 시장점유율을 보면 노키아가 32.7%, 모토롤라 18.0%, 삼성전자 12.7%였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2006-02-0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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