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맏딸 정지이(29)씨가 그룹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빠르게 다져가고 있다. 다니던 광고회사를 그만 두고 지난해 그룹에 발을 들여놓을 때만 해도 현 회장은 “경영수업으로 보기는 아직 이르다.”며 딸에게 쏟아지는 시선을 애써 차단했었다.
그러나 이번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에 공개적으로 배석시킴으로써 그룹 안팎에 후계자로서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심어 주었다. 주위를 물리친 채 김 위원장과 별도 기념사진을 찍을 때도 지이씨를 빠뜨리지 않았다. 지난달 ‘6·15 4주년 남북공동행사’때 남측 민간대표단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했을 때도 지이씨와 함께였다.
3남매의 맏이인 지이씨는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와 연세대 사회과학대학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뒤 외국계 광고회사에 다녔었다. 아버지(정몽헌)의 급작스러운 별세로 지난해 1월 현대상선 재정부에 경력직 평사원으로 입사, 그룹에 합류했다. 입사 1년 만에 올초 대리로 승진한 데 이어 지난 6월 말 과장으로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현 회장이 회사일에나 집안일에나 항상 데리고 다니며 정신적으로 많이 의지한다. 그래서 현 회장의 그림자로 불린다.‘경영권 분쟁’때 시숙인 KCC 정상영 명예회장과 담판을 벌일 때나,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등 집안의 어른들을 찾아 도움을 청할 때도 늘 함께 했다. 언젠가 사석에서 현 회장이 “지이는 친구 같다.”고 털어놓았을 정도다. 심지가 깊으면서도 성격이 수더분해 직원들과 격의없이 어울린다는 게 주위의 평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2005-07-1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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