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 ‘동차합격’… 신림동은 뜨겁다

사시 ‘동차합격’… 신림동은 뜨겁다

입력 2004-03-08 00:00
수정 2004-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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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림동 고시촌이 ‘동차합격’의 기대감으로 술렁이고 있다.동차(同次) 합격이란 1,2차 시험을 한 해에 한꺼번에 합격하는 것을 뜻한다.영어성적표 제출 등으로 2차에 강한 노장파 수험생 상당수가 1차 원서도 내지 못했기 때문에 1차에 합격하면 2차에 합격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관측 때문이다.

학원가는 발빠르게 동차 대비 강좌개설에 나섰고 지난달 말 신림동의 한 학원에서 실시한 동차 대비 설명회에는 300여명의 수험생들이 몰려들어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올해같은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

동차합격은 수험생들에게 ‘꿈의 동차’로 불릴 정도로 어렵다.1차시험이 치러진 지 4개월 뒤면 2차시험이 실시되는 사법시험의 일정 때문에 2차 시험을 준비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기간이다.

올해 1차 시험은 지난달 22일 실시됐고 2차시험은 6월22일부터 치러진다.전문가들은 “4개월이란 기간동안에 주관식으로 답안을 작성하는 2차시험을 준비하기에 너무 빠듯해 동차 합격은 어렵고,드물다.”고 말했다.

2차시험 과목인 헌·민·형법에다 민사소송·형사소송·행정·상법 등 4개 과목 관련 기본서를 한 번씩 읽기에도 벅차다는 것이다.게다가 5월의 1차 합격자 발표까지 수험생들은 조마조마한 마음에 2차 준비에 전력을 기울이기도 쉽지 않다.

때문에 사시를 준비하는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1차를 합격한 이듬해 2차시험을 노리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그럼에도 동차합격에 대한 기대감이 고시촌을 강하게 지배하게 된 것은 올해부터 도입된 영어성적표 제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수험전문가들은 7일 “2차시험의 법리에 강하지만 영어에 약한 노장파 수험생들과 지난해 2차시험에서 합격하지 못한 수험생 가운데 일부가 올해 1차시험 원서를 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2차시험에 강한 수험생들이 빠져나간 만큼 2차시험의 합격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45회 합격선이 42점대로 역대 최저였다는 점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신림동 한 학원 강사는 “고득점을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닌 과락을 면한 40점대 초반의 점수로도 합격이 가능하다면 한 번 도전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실제로 지난해 동차 합격자가 예년보다 많았다.”고 말했다.그는 “올해같은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림동 학원가에는 ‘동차반’ 개설이 줄을 잇고 있다.1차시험이 끝난 뒤 2차시험을 준비하는 강의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올해는 코스가 한층 강화되고 강의시간도 대폭 늘었다.L법학원은 동차생만을 위한 강좌를 개설했고,T법학원 등은 동차반과 실전반 등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최근 5개월 판례 반드시 챙겨야”

수험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50회 이상의 무료 공개특강을 제공하기도 한다.C법학원 관계자는 “동차반을 추가로 개설했는데 실전반보다 30% 이상 수강생이 더 많이 몰리고 있다.”며 “동차에 대한 높은 수험생들의 관심이 상당히 많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지 동차합격이 쉽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면서 “평소의 몇 배 노력을 쏟아야 한다.”고 조언했다.동차합격을 노리는 수험생이 가장 중점을 둬야 할 과목은 민사소송·형사소송·행정·상법으로 꼽힌다.T학원 강경헌 원장은 “헌·민·형법은 1차시험 때 공부를 해둔 만큼 민사소송법 등에 주력해야 한다.”며 “공부범위를 넓히기 보다 포인트 위주로 공부하라.”고 권했다.

특히 올해가 첫 시험인 수험생들은 민사소송·형사소송·행정·상법 등의 기본서를 최소한 2∼3회 읽으라는 것이다.꼼꼼한 숙독보다는 속독이 바람직스럽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동차 준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답안작성법.출제될 법한 문제의 모범답안을 구해 따라써 보는 연습을 반복해서 요령을 익혀야 한다.학원의 황보수정 강사(동차반)는 “2차시험에서 1차와 달리 최신 판례가 무척 중요하다.”면서 “시험 직전에 고시수험 전문지에 실리는 최근 5개월간의 판례를 챙겨볼 것”을 강조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2004-03-08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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