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무상급식 조례제정 결함있다”

“서울 무상급식 조례제정 결함있다”

입력 2011-02-18 00:00
수정 2011-02-18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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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가 무상급식 조례를 제정하는 과정에 결정적인 결함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가정 소득수준을 따지지 말고 무상급식을 실시하자는 시의회와 저소득층 대상을 단계적으로 늘리자는 서울시 입장에 대한 찬반을 거론한 게 아니라, 조례 자체가 원천무효라는 판단이어서 여러가지 논란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방자치학회 전기성(73·한양대 조례클리닉센터장) 고문은 17일 “지난해 12월 초 시의회에서 통과시킨 무상급식 조례를 심의하는 주체는 시의회 교육위원회인데, 재정경제위로 잘못 옮겼다.”고 꼬집었다.

상위법이라고 할 지방자치법 제11조 1항에 ‘교육위원회는 당해 시·도의 교육·학예에 관한 조례안과 예산안 및 결산을 심사·의결한다.’고 규정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권한도 없는 위원회로 떠넘긴 꼴이라는 얘기다.

전 고문은 이런 내용을 줄거리로 한 ‘지방의회 조례입법 심화과정’이라는 강의를 지난 14일 시의원들과 구의원들에게 했다. 그는 지방자치제에서 핵심인 조례의 구성과 제정 절차 등에 대해 서울시는 물론 시의회도 그다지 눈길을 주지 않았다고 싸잡아 비난했다.

무상급식 조례안 처리에 대해 대법원에 제소한 뒤 주민투표로 밀어붙이려는 서울시나, 이를 이유로 시정협의 중단을 선언한 오세훈 시장을 직무유기로 고발한 시의회 모두 되돌아보아야 할 대목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전 센터장은 또 지방자치법 제121조에 따르면 급식 조례를 공포·재의요구할 권한은 교육감에게 있기 때문에 대법원에 제소할 권한도 교육감이 행사해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시의회 교육위에서 심의할 사안인데 첫 단추부터 잘못 꿰 이 같은 결과를 낳았다는 말이다.

또 무상급식 조례 제8조 ‘급식지원센터의 설치 및 운영’ 규정에는 ‘시장은 급식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한다.’고 했는데 이는 기초자치단체장이 하도록 한 학교급식법 제5조를 위배한 것이라는 내용도 곁들였다.

조례안을 뜯어보면 모순투성이라고 전 센터장은 지적했다. 부칙 규정을 두고 한 지적이다. 먼저 ‘서울특별시 학교급식 등 지원에 관한 조례는 이를 폐지한다.’는 부칙 2조는 시의회 스스로 내놓은 조례를 폐지한다는 의미여서 아연실색할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무상급식 조례가 종전 조례를 근거로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모법(母法)을 없앴으니 현재 조례도 죽은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더구나 조례 부칙 제3조 ‘경과조치’엔 ‘시행 당시 이미 결정 집행된 급식지원 사업은 이 조례에 의하여 결정 집행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해 이미 집행된 급식지원 예산의 법적 근거를 보완하려고 애썼지만 2011년도 급식계획으로 해석하는 태도는 종전 조례를 폐지한다는 조항과 어긋날 뿐 아니라, 백보 양보하더라도 과잉해석으로 입법의 대원칙 가운데 하나인 명확성에 위배된다는 점을 들었다.

전 센터장은 “입법부인 국회에서 의원입법을 한다면서 토씨 몇개를 고치는 등 어이없는 수단을 동원하는 것처럼 지방의회 역시 치밀하게 입법을 연구할 생각은 염두에도 없이 정치적 계산에만 매달리고, 자치단체장 또한 실무적으로 꼼꼼하게 짚어 볼 경황이 없더라도 첫 단추를 제대로 꿰지 못한 점을 지적하지 않아 일을 키운 책임은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조례 제정 과정이 원칙에서 벗어난 만큼 법적 공방을 벌이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것”이라고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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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2011-02-18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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