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스토리 - 서울] (13) 리모델링 옛 서울역사

[테마 스토리 - 서울] (13) 리모델링 옛 서울역사

입력 2009-09-17 00:00
수정 2009-09-17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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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년 서울 관문… 문화공간 변신

“여러 번 자동차에 치일 뻔하면서 나는 그래도 경성역으로 찾아갔다.…경성역 홀에 한 걸음 들여놓았을 때 나는 내 주머니에 돈이 한푼도 없는 것을 깜빡 잊었던 것을 깨달았다.”(이상의 ‘날개’ 중)

서울 중구 봉래동의 옛 서울역사(사적 284호). 사람냄새 사라진 서울의 옛 관문은 공사를 알리는 가림막에 싸여 비스듬히 얼굴을 내민다. 한국 근현대사와 많은 사람의 애환이 고스란히 담긴 르네상스풍 건물은 멍한 표정이다. 바로 옆 유리로 치장된 새 서울역사는 매끈해 보인다. 낯설기만 한 유리건물은 표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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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객의 애환이 담긴 옛 서울역사 중앙홀에서 리모델링 공사직전 패션쇼가 진행되고 있다. 1974년 당시의 서울역사 전경(아래).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배어나온다. 코레일·서울시 제공
여행객의 애환이 담긴 옛 서울역사 중앙홀에서 리모델링 공사직전 패션쇼가 진행되고 있다. 1974년 당시의 서울역사 전경(아래).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배어나온다.
코레일·서울시 제공
●1900년 7월 남대문정거장 첫선

옛 서울역사 1층의 어두컴컴한 홀은 번창했던 이전 세월을 가늠하기 어렵게 만들고, 2층 대식당은 휑하니 빈 공간을 드러낸다. 이런 옛 서울역사에선 2011년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지난 8월 말 기공식을 갖고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된 건물에서 연일 기계 굉음이 울려퍼진다. 세월의 아픔과 생채기를 간직한 만큼 할 말도 많겠지만 역사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1928년 경성공연을 위해 도착한 무용가 최승희, 역에 도착해 살충제를 맞는 농촌출신 귀경객들, 지금은 일부 해체된 서울역 고가도로 준공식에 참석한 박정희 전 대통령, 귀성전쟁의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가림막에 파노라마칠 뿐이다.

●KTX 신역사 건설로 ‘은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발을 디뎠고, 한때 데이트장소로 각광받았던 이곳은 1900년 7월 남루한 남대문정거장(경인선)으로 첫 모습을 드러냈다. 1925년 일본인의 설계로 준공된 뒤 경성역이라 불리다 광복 이듬해부터 서울역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1980년 대학생들의 집회와 항쟁 등에서 서울역은 ‘민주’를 실어날랐다. 2004년 KTX신역사 준공 뒤 옛 서울역사는 기능을 접었다.

한때 노숙인들이 진을 치고 있어 음산한 모습까지 연출했던 이곳은 앞으로 프랑스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과 같은 문화공간의 역할을 맡게 된다. 바로 옆 매끈한 유리건물을 우두커니 바라보면서….

김광현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옛 서울역사는 서울이라는 도시가 시작하는 얼굴이자 문의 역할을 했다.”며 “복잡하게 얽힌 길 위에 서 있으면서 얽힌 흐름을 하나의 정리된 복합체로 만들었지만 지금의 새 역사는 이에 미치지 못한다.”고 아쉬워했다.

박무영 서울시의원, 데이터센터로부터 주민 생활환경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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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2009-09-17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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