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스토리 서울] (7) 삼청각

[테마 스토리 서울] (7) 삼청각

입력 2009-08-07 00:00
수정 2009-08-07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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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정치무대→한식당… 격변의 세월 머금어

#장면① 1973년 서울 성북동 삼청각 천추당 안.

“두웅~당~다당~둥”

팽팽하게 조인 12현 위로 하얗고 고운 손이 춤추듯 오르내린다. 깔끔한 쪽머리, 단아한 한복차림의 젊은 기생이 제법 노련한 음색을 뽑아낸다. 당대 실력자인 이후락 중앙정보부장과 정일권 국회의원이 예산안 관련 문제로 밀담을 나누고 있다. 동석한 기생이 오늘의 주 요리인 ‘송이 신선로’를 권한다. 소고기, 전복, 대추, 인삼 등 30여가지가 가득찬 신선로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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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 80년대 막후협상과 흥정의 주무대였던 삼청각은 20여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한식당, 공연장 등을 갖춘 전통문화시설로 변모했다. 무성해진 소나무 숲이 세월의 흐름을 말해주고 있다.  서울시 제공
1970, 80년대 막후협상과 흥정의 주무대였던 삼청각은 20여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한식당, 공연장 등을 갖춘 전통문화시설로 변모했다. 무성해진 소나무 숲이 세월의 흐름을 말해주고 있다.

서울시 제공


“입보다 눈이 먼저 호강하는데….”

이 정보부장이 기분좋은 농담을 건넨다. 고급 요정으로 유명한 이곳에서 이들은 가야금 음률과 북악산 자락의 풍광을 즐기며 정치, 사회, 경제 현안을 논했다. 언제부턴가 세간에선 이를 두고 ‘요정 정치’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장면② 2009년 삼청각 일화당 1층.

“고쓰 몬나사이마스카(무엇을 주문하시겠습니까)?

환율대란으로 관광객이 부쩍 늘어난 요즘, 일본어는 이곳에서 흔하게 들을 수 있는 말이 됐다. 3233m² 규모의 일화당 안엔 일본 대학생 동아리 50여명이 메뉴판을 보며 심사숙고 중이다. 이곳은 동창회, 가족 모임 등 한옥 한 채를 빌리는 모임 등에 주로 이용되고 있다. 하루 이용객은 평일 기준 300~400여명.

●비빔밥·불고기 유명한 관광코스

윤한훈(50) 삼청각 사업운영팀장은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비빔밥과 불고기”라며 “특히 매운 양념을 곁들인 불고기와 고추장 소스는 남녀노소 모두 좋아한다.”고 말했다. “김치를 너무 좋아한다.”는 일본인 다케치 미사토는 “된장, 젓갈 등 한국 특유의 맛에 친구들 모두가 반했다.”며 한국음식에 대한 호감을 표시했다.

70·80년대 밀실 정치의 무대였던 삼청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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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문화체험시설로 이용되고 있는 삼청각 내 취한당.
전통문화체험시설로 이용되고 있는 삼청각 내 취한당.
20여년의 시간이 흘러 지금은 한식당 등을 갖춘 전통문화시설로 변모했다. 소나무 숲은 더 풍성해졌고 월~금요일엔 국악, 민요 등 상설 전통공연도 열린다.

이곳은 1980년대 요정문화 쇠퇴로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다가 서울시의 문화시설 지정에 따라 2001년 전통문화 공연장으로 탈바꿈했다.

6개 전통한옥 건물은 ▲일화당(공연장·한식당·전통찻집) ▲청천당·천추당(행사장) ▲동백헌·취한당(전통문화체험시설) 등으로 구성된 ‘숲속의 문화시설’로 재단장됐다.

●적자해결 위한 민자유치는 난항

지난달부터 파라다이스에 이어 서울시 산하 세종문화회관이 위탁운영을 맡고 있다. 서울시는 삼청각의 만성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민간투자 업체를 모집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민자업체 공모에 관한 구체적 운영계획조차 세우지 못해 논란을 빚고 있다.<서울신문 5월25일자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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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2009-08-07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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