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랑으로 껴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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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영 기자
입력 2008-05-22 00:00
수정 2008-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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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인구 2.4%가 이주노동자… 지구촌학교 설립 동화사업

“‘스텝 바이 스텝’이 ‘한걸음 한걸음’이란 뜻인 건 알지? 그럼 ‘미니트 바이 미니트’는 어떤 말로 옮길 수 있을까?”

교사의 질문에 머뭇거리던 솔롱고(22·가명)가 조심스레 입을 뗀다.

“일분 일분?”

“비슷하긴 한데 그런 표현은 쓰지 않아. 그럴 땐 ‘시시각각’이라고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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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저녁 성동구 도선동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 4층에선 ‘지구촌학교’ 고교반 수능 영어강의가 한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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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 2명뿐인 단출한 수업이지만 교사 박수진(24·숙명여대 영문4)씨의 표정은 진지하기만 했다. 학생들은 인근 실업계 고등학교에 다니는 몽골인 학생 솔롱고와 미르텐(21·가명). 성수동 피혁공장에서 일하는 부모를 따라 7년 전 한국에 왔다. 공과대학에 진학해 엔지니어가 되는 게 꿈이다.

●한국어교실에 1만 5000명

지구촌학교는 이주노동자 자녀를 위해 2005년부터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가 운영하고 있는 방과후 공부방. 외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한 공부방으로는 전국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4년째 지구촌학교를 출석하고 있는 솔롱고는 “모르는 것을 물어볼 선생님이 있다는 게 큰 힘이 된다.”고 했다.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는 지구촌학교 외에도 이주노동자를 위한 한국어·컴퓨터교실, 인권상담, 의료사업 등 각종 문화·복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센터를 이용한 외국인 수만 1만 5728명에 이른다. 센터는 20일 공로를 인정받아 제1회 세계인의 날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2001년 성동구는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센터를 설립, 사단법인 세계선린회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이용자가 늘면서 한국어·컴퓨터교실이 있는 일요일에는 4층짜리 건물이 발디딜 틈이 없다. 이 때문에 성동구는 이호조 구청장 지시로 구 청사나 인근 도선동 주민자치센터를 이주노동자들에게 추가로 개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18일에는 구청 대강당에서 외국인근로자의 날 행사를 가졌다.

이주노동자와 결혼이민자 등 4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는 태국과 몽골, 네팔, 베트남 등 6개국 이주노동자들이 무술시범과 전통춤 공연을 선보여 갈채를 받았다.

●첫 외국인근로자의 날 제정

외국인근로자의 날은 2000년 5월 성동구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조례를 제정해 시행하고 있는 기념일이다.

올해는 지역에 거주하는 이주노동자 가정에 구청의 PC 50대를 손질해 전달하기도 했다.

이주노동자 복지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까닭은 1990년대 후반부터 성수동 공단에 저임금의 이주노동자들이 몰리면서 구 인구의 2.4%를 차지할 만큼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중국, 몽골,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아계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콩고, 알제리 등 아프리카계 유입도 늘고 있다.

외국인근로자센터의 이준식 관장은 “출산율이 떨어지고 급속히 고령화가 진행되는 우리나라는 이민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외국인들과 일선에서 대면하는 지방자치단체부터 이들을 포용하고 지역사회에 동화시키려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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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2008-05-2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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