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화 반대
국정화 반대
정부가 중등 한국사 교과서의 ‘단일교과서’ 발행 방침을 확정한 가운데 학계의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희대 사학과 교수 9명 전원은 14일 성명을 내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시대의 퇴행”이라며 국정교과서 집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국정화는 한국 현대사에서 감시와 통제의 시기로 간주되는, 소위 유신시대로 돌아가려는 시도”라면서 “우리는 역사 해석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인정하는 연구와 교육을 추구한다”고 주장했다.
고려대 한국사학과·사학과·역사교육과 교수 18명 전원과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4명 등 22명도 이날 성명을 내고 “역사교육을 퇴행시키고 교육과 민주헌정질서의 가치를 뒤흔드는 정부와 여당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조치를 강력히 반대한다”며 국정교과서 제작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교과서 체제가 크게 바뀌는데도 1년 안에 이를 제작하겠다는 것은 ‘졸속 부실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전날 연세대 사학과 교수 13명 전원도 성명을 내 정부의 단일교과서 발행 결정을 규탄하면서 교과서 제작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국 근현대사를 연구하는 ’한국근현대사학회’도 단일 교과서 집필 불참을 선언했다. 한국근현대사학회는 15일 내놓은 성명에서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은 역사를 거슬러 가는 행위”라며 “학회 모든 회원은 어떤 형태든 단일 교과서 집필에 불참한다”고 말했다.
한국근현대사학회에는 독립운동사, 경제사, 정치사 등 500여명의 한국 근현대사 연구자들이 회원으로 속해 있다. 한국사에서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이 근현대사인데 관련 전공의 학자들이 상당수 불참 선언에 동참함에 따라 단일 교과서 개발·편찬 업무를 맡은 국사편찬위원회가 집필진을 구성하는 데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대학생들도 반대 움직임에 가세했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이날 교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다양성이 공존해야 마땅한 시대의 역사적 흐름을 역행하는 조치”라며 정부에 국정화 철회를 요구했다.
총학생회는 “대부분 선진국에서 검인정, 자유발행제로 역사 교과서를 발행하는 지금 정부의 국정화 결정은 분명한 시대착오”라면서 “정부가 원하는 것이 ‘올바른’ 역사 교과서라면 ‘올바른’ 역사 교과서‘들’이 존재하게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이날부터 서대문구 교내 학생문화관 1층 등 두 곳에 서명대를 설치하고 국정화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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