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친김에 1500m도… 세번째 메달따면 울 것”

“내친김에 1500m도… 세번째 메달따면 울 것”

입력 2010-02-19 00:00
수정 2010-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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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범 빙속 男1000m서 銀추가

│밴쿠버 조은지특파원│“금·은·동 다 따면 정말 무릎 꿇고 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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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은메달을 딴 모태범이 두 번째 메달이자 승리라는 뜻을 담아 ‘V’자를 그리고 있다.  밴쿠버 박진업특파원 upandup@sportsseoul.com
18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은메달을 딴 모태범이 두 번째 메달이자 승리라는 뜻을 담아 ‘V’자를 그리고 있다.

밴쿠버 박진업특파원 upandup@sportsseoul.com


발랄한 ‘신세대 스프린터’ 모태범(21·한국체대)이 ‘모터범’이란 애칭답게 제대로 달렸다. 한국 최초의 스피드스케이팅 500m 금메달에 이어 10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의 첫 ‘멀티메달리스트’이자, 스피드스케이팅에서 2개 이상의 메달을 딴 한국의 첫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모태범은 18일 캐나다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대회 남자 1000m에서 샤니 데이비스(미국·1분08초94)에게 0.18초 뒤진 1분09초12의 기록으로 아깝게 2위를 차지했다. 동메달은 2006 토리노올림픽 5000m 금메달리스트 채드 헤드릭(미국·1분09초32). 한국이 동계올림픽 1000m 종목에서 메달을 딴 것은 1992년 알베르빌 대회 이후 18년 만이다.

모태범은 “살짝 아쉽긴 하지만 내 실력을 100% 발휘했기 때문에 만족한다.”며 시원하게 웃었다. 이어 “내친김에 1500m와 팀추월 경기에서도 메달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래도 미련이 남는 듯 주먹으로 손바닥을 치며 ‘아~아깝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태극기를 두른 채 막춤을 추고, 시상대에서 V자를 그리는 톡톡 튀는 개성으로 똘똘 뭉친 신세대의 당돌함 그자체였다.

16조로 나선 모태범은 초반 200m를 16초39에 주파했고, 600m를 41초75로 통과했다. 피니시 라인까지 거침없이 내달린 모태범의 기록은 1분09초12. 지난해 3월 같은 장소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때 기록(1분10초11)을 뛰어넘은 것이었다.

모태범은 “마지막에 데이비스가 타는 걸 보면서 ‘조금만 늦게 가면 안 될까. 한 번쯤 삐끗하면 안 될까.’ 생각했다. 입술이 바싹 말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래도 첫 출전에 벌써 메달을 두 개나 따다니 스스로도 놀랍다.”고 금세 씩 웃었다.

한국에서 유명해졌다고 하자 “빨리 한국에 가 보고 싶다. 어제 이승훈(5000m 은메달)이랑 ‘빨리 한국 가서 길거리 걸어다니고 싶다. 사람들이 우리를 알아볼까.’라고 얘기했다.”며 깔깔거렸다. 이어 “이상화(여자 500m 금메달)와 사귄다는 얘기도 있던데 절대 아니다. 상화가 아깝다.”며 손사래를 쳤다.

통통 튀는 모습에 적응될 쯤 진지한 매력도 보였다. “자만할 생각은 전혀 없다. ‘잘할수록 고개를 숙여라’, ‘잘 타기 전에 먼저 사람이 돼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선수답게 성실히 운동하겠다.”고 말했다.

모태범은 21일 1500m와 27일 팀추월까지 앞으로 두 경기를 남겨뒀다. 이틀에 한 번 꼴로 치러지는 강행군으로 체력적인 부담이 쌓였다. 모태범은 “21일까지 좀 여유가 있으니 잘 먹고 푹 쉬고 싶다.”면서도 “이상하게 안 될 것 같은 생각은 안 든다.”고 자신했다. 이어 “팀추월은 두 번 이기면 은메달을 확보한다. 금·은·동을 다 딴다면 그때는 무릎 꿇고 우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예고했다. 역시 발랄하고 거침없었다. 이규혁은 뒷심부족으로 9위를 차지, 다섯 번째 올림픽을 노메달로 마쳤다. 문준(성남시청)은 18위(1분10초68), 이기호(서울시청)는 36위(1분12초33)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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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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