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무대 자주 서려고 서울로 이사 왔죠”

“고국무대 자주 서려고 서울로 이사 왔죠”

입력 2009-07-10 00:00
수정 2009-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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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서 활동하다 ‘… 42번가’로 돌아온 뮤지컬 배우 박동하

데뷔 10년인데 출연작은 고작 세 편이다. 1999년 ‘페임’, 2003년 ‘싱잉 인 더 레인’, 그리고 2007년과 올 초 두 차례 출연한 ‘김종욱 찾기’가 전부다. 데뷔작 ‘페임’으로 한국뮤지컬대상 신인상 후보까지 올랐던 유망 배우치고는 참 과작(寡作)이다 싶다. 하지만 오해 마시라. 이건 어디까지나 국내 무대에 섰던 작품만이다. 지난 10년간 주 활동 무대로 삼았던 일본으로 건너가면 얘기는 180도 달라진다. ‘불새’, ‘엘리자베스’ 등 일본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킨 대작 뮤지컬에는 항상 그의 이름이 있었다. 그것도 당당히 주역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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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 박동하
뮤지컬 배우 박동하
日서는 뮤지컬계의 ‘욘사마’로 통해

뮤지컬 배우 박동하(35). 일본에선 뮤지컬계의 ‘욘사마’로 통할 만큼 유명하지만 아직 국내에서 그의 존재감은 그리 크지 않다. 2000년 일본 최대 극단 시키에 입단한 후 첫 복귀작인 ‘싱잉 인 더 레인’에선 더블캐스트였던 남경주의 빛에 가렸고, ‘김종욱 찾기’는 소극장 뮤지컬이어서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기엔 한계가 있었다.

그런 그가 국내 뮤지컬 팬에게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킬 대형 무대를 앞두고 있다. 오는 21일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브로드웨이 42번가’다. 코러스걸의 성공스토리를 다룬 이 작품에서 그는 여주인공 페기를 돕는 남자 주인공 빌리 역을 맡아 박상원, 박해미, 옥주현 등 쟁쟁한 선후배들과 한 무대에 선다. “화려한 쇼뮤지컬을 좋아하는 저에겐 딱인 작품이에요. 탭댄스를 완벽하게 소화해야 하는 부담감은 있지만요.” 다행히 ‘싱잉 인 더 레인’ 공연 때 하루 15시간씩 탭댄스를 연습했던 경험이 큰 힘이 되고 있다.

●톱스타 빌리역 익히다 거울보는 버릇 생겨

“작품마다 새롭게 변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배우는 참 매력적인 직업이에요.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무대 뒤 배우의 세계를 보여 주는 작품이라 더 흥미롭게 연습하고 있습니다.” 그는 “극중 브로드웨이 톱스타인 빌리의 멋진 모습을 몸에 익히기 위해 항상 거울을 들여다보는 버릇이 생겼다.”며 웃었다.

배우는 그의 오랜 꿈이다. 아역 뮤지컬배우로 시작해 안양예고 연극영화과를 다녔고, 대학에선 발레를 전공하며 뮤지컬 배우로서의 기본기를 다졌다. 순간의 인기에 연연하기보다 탄탄한 실력을 갖춘 배우가 되고 싶었던 그는 서른을 코앞에 둔 나이에 일본으로 훌쩍 떠났다. 단돈 60만원을 들고 감행한 일본 유학은 그의 도전 정신을 단단하게 담금질했다. 2004년 뮤지컬 ‘엘리자베스’의 루돌프 역으로 스타가 됐고, 지난해 ‘불새’의 성공으로 입지를 다졌다.

이번 공연을 계기로 그는 일본 활동을 줄이고, 국내 공연에 무게중심을 둘 계획이다. “한국 무대에 자주 서고 싶은 생각은 항상 했어요. 일본에 머물다 보니 상황이 여의치 않았는데 올봄에 아예 서울로 이사를 했습니다. 그렇다고 일본 활동을 접는 건 아니고, 두 나라를 오가면서 꾸준히 작업할 생각입니다. 무대가 어디에 있든 오래오래 배우를 하는 게 제 목표이니까요.”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09-07-1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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