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총공세가 시작됐다. 통상 여름 시장을 겨냥해 5월말부터 시작되던 할리우드 영화의 공습이 올해는 한달가량 앞당겨졌다. 지난달 30일 개봉한 ‘아이언맨’이 개봉 9일만에 2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선전하고 있는 가운데 5월 한달간 할리우드 화제작 3편이 잇따라 개봉된다. 지난달 국내 영화 관람객수는 총 744만명(CGV집계)으로 2003년 4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는 극장가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연이은 개봉으로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피드 레이서’‘인디아나 존스’등 잇따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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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개봉하는 할리우드 화제작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꿈과 상상력, 모험을 강조한 ‘가족영화’가 많다는 점.8일 전세계 동시 개봉한 ‘스피드 레이서’는 ‘달려라 번개호’(마하 고고고)라는 이름으로 국내에도 방영된 일본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워쇼스키 형제 감독이 가수 비를 캐스팅해 만든 첫 가족영화이기도 하다. 시속 640km로 질주하는 레이싱카의 곡예를 담기 위해 최신 촬영기법과 컴퓨터 그래픽에만 약 3억 달러(3000억원)를 들였다. 만화와 실사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스피드 레이서’가 속도에 초점을 맞췄다면 ‘나니아 연대기-캐스피언의 왕자’(15일 개봉)는 판타지적 상상력을 강조했다. 전편에서 하얀 마녀에 맞섰던 네 남매는 이번엔 캐스피언 왕자와 함께 미라즈왕의 폭정에 시달리는 나니아를 구한다.C S 루이스의 동명 소설 시리즈를 영화화한 이 작품은 1600컷에 이르는 최첨단 컴퓨터 그래픽과 원격 제어 장치로 조종하는 캐릭터 모형으로 나니아 생물은 물론 대규모 전투 장면들을 만들어냈다.
한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배우 해리슨 포드가 18년만에 만나 만든 모험영화 ‘인디아나 존스:크리스탈 해골의 왕국’(22일 개봉)은 최대한 컴퓨터 그래픽을 자제한 ‘아날로그식’ 액션으로 승부한다. 스필버그 감독은 “화려한 그래픽이 아닌 액션과 특수효과를 최대한 실감나게 살릴 것”을 주문했고, 배우와 스턴트맨들은 실제로 할 수 있는 최대치의 액션을 세트장에서 촬영했다.
●극장가 “불황 타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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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아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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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아 연대기
이처럼 가족영화를 앞세운 외화의 공세에 극장가는 내심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들 영화의 관람 등급은 대부분 전체관람가나 12세 관람가로 가족 단위의 관객들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가족영화는 단순하고 탄탄한 작품성을 바탕으로 어린이 관객뿐 아니라 성인관객층까지 흡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여기에 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를 중심으로한 달라진 관람 형태도 한몫하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의 김윤정 대리는 “‘어거스트 러시’나 ‘식객’ 등은 지난해 11월 비수기에 개봉했지만 가족단위 관객들이 끊임없이 몰려 큰 성공을 거뒀다.”며 “쇼핑센터와 인접해 접근성이 뛰어난 멀티플렉스는 최근 자녀들의 현장학습 등 가족 중심 여가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임성규 롯데엔터테인먼트 과장도 “이제는 부모가 된 30∼40대 TV세대가 아이들과 함께 즐기는 가족영화를 중심으로 한 관객 몰이가 여름시장까지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2008-05-1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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