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서 제휴하면 될것”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합당을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16일 알려졌다.지난 8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개항식 및 무안∼광주 고속도로 개통식에 참석한 뒤 전남 나주시에서 열린 광주 전남 주요 인사 오찬 간담회에서다.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치는 경쟁과 연대의 정신이 필요하다.”면서 “서로 의미있는 아이덴티티(정체성)를 갖고 경쟁하다가 대선에서 연대하고 제휴하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은 “나는 지난 2002년 3·16경선(민주당 대선후보 광주경선)을 잊지 못한다. 정치도 경쟁해야 하고 호남도 경쟁이 필요하다.”면서 “2003년 열린우리당을 창당한 것도 경쟁과 연대를 위해서지 내가 호남과 민주당을 배반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현재 양당(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통합을 반대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며 양당의 합당에 분명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노 대통령은 이어 “호남만 똘똘 뭉치면 영남은 가만히 있겠느냐.”면서 “영남과 호남이 각각 뭉쳐서 대결하면 호남은 영원히 못 이긴다. 각각 경쟁해서 영남을 확보하는 세력도 있어야 하고, 이 사람들과 제휴하는 세력도 있어야 한다. 따로 가면 안된다.”며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호남 정치인들과는 정치 못해 먹겠다.’는 말은 뒤이어 나왔다고 한다.
참석자들은 “노 대통령이 호남 정치인들과 정치 못하겠다는 말만 대서특필됐는데 전후 사정을 보면 그동안 노 대통령이 강조해온 정치원칙의 맥락 속에서 (합당 반대)의견을 밝힌 것”이라고 해석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대선정국의 핵심 관건은 ‘후보의 문제’가 아니라 ‘전략의 문제’로 바라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즉 대선에서 영·호남 대결구도는, 평소 노 대통령의 지역구도 타파 지론과 배치된다는 점에서, 이번 양당의 합당건은 받아들일 수 없는 최악의 전략이 되는 셈이다.
최근 당내 친노의원들이 잇따라 밝힌 합당 관련 발언들과도 연결된다. 백원우 의원은 “민주당과 합당하는 것이 도리어 지역주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국민들에게 비쳐진다면 대선에서도 큰 도움이 안 된다.”고 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2007-11-1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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