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희도 수술 후 재활치료를 받게 되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신경 기능이 점차 회복되더니 3년이 지나서는 정상에 가까워진 것이다. 이후 그는 직장 생활을 하다가 지금은 결혼해 건실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어떻게 그의 신경기능이 완전하게 회복됐을까? 수술을 잘 해서일까? 그렇지 않다. 수술을 받아도 전신마비 환자들 대부분은 신경이 복구되지 않는다. 솔직히 필자도 어떻게 신경기능이 회복됐는지 잘 모른다. 굳이 추정을 한다면 명희처럼 어린 환자에게는 신경의 자연치유 기능이 남아 있어 그런 일이 있었을 것이라고 겸허하게 해석할 수밖에 없다.
간혹 불치병이나 말기암을 고쳤다는 사람들을 본다. 이 경우 정말 불치병이었는지는 차치하고라도 그 병이 특정 치료법 때문에 좋아졌을 가능성보다는 명희의 예에서 보듯 자연치유의 가능성이 훨씬 크다. 만약 명희를 치료한 의사가 자신이 치료를 잘 해서 기적이 일어났다고 떠벌리면 언론은 잇따라 화제 기사를 보도할 것이고, 사람들은 ‘화타’가 환생했다고 입을 모을 것이다.
그러나 특정 치료법으로 병을 치유했다고 주장하려면 과학적 검증을 통해 그 치료법과 치유 사이의 인과성을 입증해야 한다. 몇 명의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고 일반적인 치료법이 되는 건 아니다.‘계룡산 도사’의 특효약이나 ‘치악산 도인’의 비방이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질병을 치료할 수만 있다면 어떤 치료법이든 다 인정해야 하며, 이를 불법으로 규정한 현행 의료법은 위헌이라는 일부의 주장은 그런 점에서 사회의 존립 기반을 뒤흔드는 위험한 발상일 따름이다.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