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정인봉 코미디’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정인봉 코미디’

입력 2007-02-17 00:00
수정 2007-0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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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소를 금치 못하겠다. 지난 일주일간 정가를 뜨겁게 달궜던 정인봉 주연의 ‘이명박 X파일’ 드라마는 결국 함량 미달로 판명났다. 설 이후까지 계속 되리란 기대감은 온데간데 없고 조기 종영의 씁쓸함만 남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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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는 어떤 소재냐를 놓고 이명박 전 시장의 친형 사업체 관련이라는 둥, 부동산 관련이라는 둥 온갖 추측이 무성해 많은 관심을 끌어온 게 사실이다. 정 변호사가 이 전 시장의 라이벌인 박근혜 전 대표측의 법률특보인 까닭에 더욱 그랬다. 그 역시 엄청난 비리나 의혹을 갖고 있는 것처럼 언론에 흘리며 군불을 땠다. 정치 호사가들은 지지율 1,2위 후보간의 검증공방이 본격 시작된 것으로 보고 향후 대선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입방아를 찧었다. 일각에서는 분당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린 X파일의 내용은 1996년 선거법 위반 관련 사안을 재탕한 것이었다. 이미 수사 종결로 유죄판결을 받아 의원직까지 상실했고,2002년 서울시장 선거 때도 이슈가 됐던 사안이다. 당시 이명박 후보는 “내 인생 최대의 실수다. 머리 숙여 사과한다.”고 했었다.

이처럼 한 번 걸러진 사안을 갖고 그렇게 흥분하고 부풀리기를 했다니 그의 의도가 새삼 궁금하다.

정 변호사는 여의도 정가에서 ‘튀는 행동’을 종종 하는 것으로 각인돼 있다. 본인도 이를 인정한다. 그래도 이번엔 너무 했다.“(X파일이 공개되면)이 전 시장이 무척 아플 것”이라거나 “학생이 틀린 답안을 채점해주는 게 네거티브 공세냐. 암 검사를 늦게 해서 암이 커지는 잘못은 범해선 안 된다.”며 당당하던 그의 발언이 지금에와선 ‘언어 공해’라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그야말로 ‘뻥튀기’의 대표적 사례라 할 만하다.

물론 그는 승소율이 높은 이름 꽤나 알려진 변호사다.2004년 안기부 자금의 정치자금 유용사건인 ‘안풍(安風) 사건’ 재판 당시 강삼재 전 신한국당 사무총장의 무죄를 이끌어낸 것도 그다. 이번 사안 역시 법률적 문제로만 모든 것을 재단하려는 특유의 습성이 배어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렇더라도 그는 변호사인 동시에 정치인이다.

정치인으로선 상당한 실수를 한 것이다. 정계 은퇴까지는 야박할지 몰라도 최소한 정치인으로서 상당기간 근신해야 하지 않을까.

또 하나 짚고 넘어갈 게 있다. 양쪽 캠프의 막말 공방이다. 같은 당 소속 동료의원이라고 하기에는 낯 뜨거울 정도로 수준 이하의 발언을 서슴지 않는 모습에서 적잖은 국민들은 실망감을 느꼈을 것이다.‘이러고도 집권세력이 되겠다고?’

몇몇 의원의 경우 X파일 공개 전과 공개 후의 발언 내용이 확 달라졌는데, 볼썽사나운 일이다. 심각한 경선 후유증을 일찌감치 보는 기분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듯 싶다.

검증은 필요하다. 그러나 과거사 캐기에 치중해선 곤란하다. 폭로전이나 흑색선전, 유언비어식으로 흘러서는 더더욱 안 된다. 적어도 이 나라를 책임지겠다고 나섰으면 우리의 미래가치를 어떻게 창출하고 실행에 옮길 것이냐에 몰두해야 한다.

그런 능력을 가졌는지가 대권후보의 자질이고 우리 모두는 이것을 검증해야 할 것이다. 국민들은 재미도 있지만 확실한 알맹이가 있는, 미래가치에 대한 메시지가 들어 있는 정치 드라마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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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han@seoul.co.kr
2007-02-1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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