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영역
지난해에 비해 비슷하거나 조금 어려워졌지만 9월 모의수능에 비하면 비슷한 수준이었다. 때문에 지난해처럼 상위권 학생들의 변별력은 별로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지난해보다 지문 길이를 크게 줄인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엔 문학과 비문학 분야 46개 문항에서 18개의 보기가 등장했지만 올해에는 9개로 줄었다. 아주 쉬웠다는 지난해에 비하면 어려워졌다고 하지만 이런 점 때문에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대체로 쉬웠다는 반응이 많았다.
지문도 친숙한 것들이 많았다. 문제 유형도 기본 형태를 벗어나지 않았다. 김종길의 ‘고고’가 조금 낯설었지만, 이육사의 ‘교목’, 신석정의 ‘들길에 서서’, 김유정의 ‘만무방’ 등 낯익은 지문이 많았다. 이육사와 신석정의 작품은 예전에도 출제됐지만 올해 다시 출제됐다.‘만무방’과 ‘만분가’ 등은 EBS 수능 교재에 나온 지문 전체가 그대로 등장했다. 듣기문항 배점은 10점으로 지난해보다 1점 늘었다.
●수리 영역
지난해에 비해 ‘가’형은 어렵게 ‘나’형은 쉽게 출제됐다. 지난해 ‘가’형이 너무 쉬운 반면 ‘나’형은 너무 어려웠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 ‘가’형과 ‘나’형의 난이도를 비슷하게 맞췄다고 볼 수 있다.‘가’형의 경우 수험생들이 어려워하는 기하 문제가 8개에서 11개로 늘어난 반면,‘나’형에서는 지난해 수준인 4문항에 그쳤다. 증명 문제 역시 ‘가’형은 7개,‘나’형은 4개로 차이를 보였다.
새로운 유형은 거의 없었다.‘가’형에서 벡터와 2차곡선을 혼합한 문제가 그나마 새롭다고 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는 단순 암기식 공부보다는 수학적 정의와 개념을 확실히 알고 있어야 풀 수 있는 문제가 많았다. 기초가 약하면 어려웠을 수 있다는 얘기다. 주관식 배점은 ‘가’형이 32점에서 33점으로,‘나’형은 31점에서 32점으로 늘었다.
●외국어 영역
지난해보다 조금 쉽게 출제됐다. 인문, 과학기술, 컴퓨터 등 범교과적 소재를 활용했지만 어휘는 심화·선택 교과서 지문에서 빈도가 높은 것들이 나왔다. 문제 유형도 지난해와 거의 비슷했다. 새로운 소재를 활용한 것은 눈길을 끌었다. 자동차 충돌 실험, 인터넷 가격비교 사이트, 비디오 아트 관련 지문이나 한국 전통의상과 환경친화적인 장치 등을 다룬 지문이 새로웠다. 실용 영어를 지향해 영어 뉴스 형식의 문제가 출제됐고, 문법 문제도 단순한 문법 지식을 넘어 작문을 위한 문법 실력을 측정하는 방향으로 출제됐다.
●탐구 영역
사회탐구 영역은 전반적으로 평이한 가운데 과목별로 변별력 있는 문제가 1∼2개씩 포함됐다. 새로운 유형의 문제는 별로 없었지만 시사적인 소재를 활용한 문제들이 많았다. 광고 속에 나타난 기업의 경제적 행위나 지각운동에 의해 발생하는 자연재해,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저출산 노령화, 백두산 영유권 관련 사료 해석 등의 문제가 대표적이다.
과학탐구 영역은 대체로 어려웠다. 단순한 사고력보다는 복합적인 개념을 묻는 문제가 주를 이뤘다. 특히 실험을 해보지 않으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다수 출제됐다. 종이 비행기나 새집 증후군, 자일리톨의 화학적 성질, 홍합의 접착 단백질,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의 연구 내용 등 실험과 시사를 연계한 새로운 소재의 문제도 많았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
제2외국어는 언어 지식보다 언어 사용능력을 중시해 출제됐다. 다양한 상황에서 서술문과 대화문을 활용한 문항이나 통계자료, 연하장, 광고문, 안내문, 지도 등 일상 생활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소재가 많았다. 한문은 속담과 격언, 명구 등을 활용하거나 문학과 역사 등 전통 문화와 관련된 문항이 주로 출제됐다.
김재천 김기용 이재훈 서재희기자
patrick@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