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흑 김기용 3단 ○ 백 한종진 6단
총보(1∼175) 한종진 6단은 바둑계에서 만능 스포츠맨으로 불린다. 축구, 야구, 농구 등 구기종목은 물론이고 육상, 스키 등 거의 모든 종목에서 발군의 실력을 자랑한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한종진은 프로기사가 아니라, 운동선수가 됐으면 더 대성했을 것이다.´라고 얘기하곤 한다.
한6단의 바둑을 보면, 그날의 체육대회가 자꾸 오버랩된다. 한6단은 사실 바둑 실력도 출중하다. 감각도 좋고 수읽기도 빠르며 기재가 번뜩이는 등 천재가 갖추어야 할 덕목은 모두 갖췄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담이 작아서 중요한 시합에서는 자꾸 실수를 해서 역전패를 당하곤 한다. 승부를 대하는 자세가 조금만 더 대범해졌으면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기사가 바로 한6단이다.
본국의 초반은 역시 한6단이 앞서 나갔다. 평범한 포석으로 출발했지만, 백30의 한방이 날카로워서 백42까지 흑 두점을 잡아서는 일찌감치 백의 우세가 확립됐다. 그러나 이후 너무나 소극적으로 반면 운영을 하여 이후 몇십수 더 두지 않은 상황에서 금방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후 재역전을 위해 필사적인 반격을 펼쳤지만 김기용 3단은 이에 굴하지 않고 시종일관 강수로 맞받아쳐서 승리를 지켜냈다.
한6단의 기재보다, 김3단의 패기가 돋보인 한판이다.
175수 끝, 흑 불계승
(104=96,107=101,109=96)
(제한시간 각 10분, 초읽기 40초 3회, 덤 6집반)
유승엽 withbdk@naver.com
2006-04-0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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