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대륙별 순회 개최 유럽세 입김에 갈팡질팡

월드컵 대륙별 순회 개최 유럽세 입김에 갈팡질팡

최병규 기자
입력 2006-03-07 00:00
수정 2006-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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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의 대륙별 순환 개최 원칙(Rotation System)은 지난 1998년 제프 블래터 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집권하기 이전 내세운 선거 공약이었다.

94년 미국대회 이전까지는 유럽과 남미가 번갈아가며 월드컵을 개최,FIFA가 나머지 4개 대륙연맹으로부터 성토의 대상이 됐던 게 사실. 한·일월드컵 확정으로 순환 개최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듯했지만 유럽세에 밀려 곧 흐지부지됐다.

‘뜨거운 감자’로 본격 부상한 건 제18회 대회(2006년) 개최지 선정을 앞둔 지난 2000년 8월.

당시 아프리카축구연맹(CAF)의 대표주자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개최 기회를 각 대륙이 균등하게 갖자.”며 개최 경쟁에 뛰어들었다.“94년 북미의 미국,2002년 아시아의 한국과 일본에 이어 2006년 대회도 그동안 월드컵을 개최하지 못한 아프리카의 몫이 당연하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남아공은 독일과 3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11-12로 패했다. 대신 남아공은 4년 뒤 차기(2010년) 대회를 쟁취했다. 여기엔 FIFA 내부의 정치 논리도 한몫 했다. 사실 2006년 개최지 투표 당시 블래터는 남아공과 한 목소리를 냈다. 차기 집권을 위해 거대 세력의 지원이 필요했던 때문. 투표 직전까지도 그는 “월드컵을 아프리카로, 새 역사를 만들자.”고 강력히 주장했다. 쓴 잔을 든 남아공과 함께 그는 “베켄바워의 승리는 곧 블래터의 패배”라는 비아냥까지 들었다.

한·일월드컵 직후 우여곡절 끝에 재선에 성공한 블래터의 입김이 다시 살아났고, 그의 강경한 주장 끝에 결국 남아공은 아프리카의 첫 월드컵 개최지로 결정됐다.‘대륙별 순환 개최 원칙’은 힘겹게 첫 발을 내딛게 되지만 이후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기득권을 주장하고 있는 유럽이 ‘3개 대륙 개최 뒤 한 번꼴로’ 개최를 요구하고 있는 데다 ‘신봉자’나 다름없던 블래터의 2차 임기도 끝나가고 있기 때문. 결국 각 대륙의 축구 시장 규모와 개최 능력, 여기에 FIFA 내부의 세력 판도가 새 잣대가 될 전망이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2006-03-0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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