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건질만한 영화 10선

설 연휴, 건질만한 영화 10선

조태성 기자
입력 2006-01-26 00:00
수정 2006-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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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세련된 영상으로 내달리는 마당에 촌 냄새 폴폴 나는 외국영화 두 편이 나란히 개봉된다. 지난해와 2003년 선댄스영화제 수상작인 ‘미앤유앤에브리원(Me&You&Everyone you know)’과 ‘스테이션 에이전트(Statiom Agent)’. 촌스러움을 인간스러움으로 받아들인다면 27일부터 대학로 하이퍼텍 나다를 찾아볼 일이다.

# 스테이션 에이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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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테이션 에이전트’
영화 ‘스테이션 에이전트’
‘스테이션 에이전트’는 우정이라는 이름의 기차가 달리는 선로를 그려낸 영화다. 주인공은 135㎝짜리 난쟁이 조.‘백설공주는 어딨느냐.’는 놀림에 그만 세상과 문을 닫아버린다. 그러다 유산으로 물려받은 시골의 조그만 역으로 가서 사는데 여기서 그만 막무가내 수다쟁이 조에게 발견된다. 호기심 어린 시선에서 벗어나 조용히 살고 싶다는 희망이 깨어진 것. 여기에 아들을 잃은 예민한 예술가 에밀리와의 만남도 이어진다. 이들이 모여서 하는 일이란, 고작 주책스럽게 낄낄대면서 담배와 음식과 술을 나누는 정도.‘만남=이벤트’가 되어 버린 세상에서 뭔가 한 스푼 덜어낸 재미가 묘하다.12세 관람가.

# 미앤유앤에브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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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앤유앤에브리원’
영화 ‘미앤유앤에브리원’
저런, 몰랐나 보다. 달리는 차 위에 금붕어 한 마리 담긴 비닐봉지가 얹혀 있다. 떨어지면 비닐이 터질 텐데, 저걸 어쩌지. 초조해하는 크리스틴에게 아버지가 한마디 한다.“나둬. 금붕어가 살 수 있는 방법은 저 차가 저 속도 그대로 달리는 거야.” 이 대사가 바로 영화 ‘미앤유앤에브리원’이다. 삶이란, 멈출 수 없기에 달려야만 하는 것. 사랑에 실패한 크리스틴이 용감하게 다른 사랑에게 말 거는 과정에다 오럴섹스와 채팅에서 맹활약하는 16살짜리 소녀,6살짜리 꼬맹이 얘기까지 곁들였다. 칸·필라델피아·스톡홀름 영화제까지 휩쓴 미란다 줄라이 감독의 데뷔작.15세 관람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정리순서>

▲장르/감독/배우

▲어떤 영화?

▲이런 관객에겐 ‘강추’

(1) 왕의 남자

▲ 드라마/이준익/감우성·정진영·이준기·강성연

▲조선 연산군 시대 왕과 궁중 광대들의 이야기. 전국관객 600만명을 가볍게 뛰어넘은 두말이 필요없는 화제작.

▲누구나! 안 보고는 대화에 못 끼는 ‘국민영화’로 떴으니…

(2) 사랑을 놓치다

▲ 멜로/추창민/설경구·송윤아

▲그와 그녀, 미적미적 주변만 맴돌다 어긋나기만 하는 안타깝고도 아련한 사랑.386세대 감수성에 딱 맞아떨어지는 사랑이야기.

▲사려 깊은 러브스토리를 만나고 싶었던 30,40대에겐 안성맞춤.

(3) 홀리데이

▲ 액션누아르/양윤호/이성재·최민수

▲1988년 지강헌 탈주사건에 상상력을 가미한 ‘팩션’영화. 국산액션 계보에서 최고의 ‘몸’을 보여주는 이성재.

▲ 생각보다 액션 강도는 약한 작품. 넘치지 않는 액션, 비감한 감수성을 섞어찌개한 누아르에 만족하겠다면.

(4) 투사부일체

▲ 코미디/김동원/정준호·김상중·정웅인·정운택

▲1편에 이어 다시 학교로 돌아간 조폭 두목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웃기는’ 해프닝.

▲두뇌운동을 잠시 정지시키고 처음부터 끝까지 무장해제한 채 스크린을 대면하고 싶다면.

(5) 야수

▲액션/김성수/권상우·유지태·손병호·엄지원

▲‘끝발’있는 깡패를 잡기 위해 의기투합한 형사와 검사, 그들의 이야기.

▲ 거친 호흡이 배어 있는 남성미를 느끼고 싶은 관객에게는 아주 그만. 남성적 에너지가 화면 위로 철철 끓어넘치는 누아르.

(6) 치킨 리틀

▲ 애니메이션/마크 딘달/닭·돼지·물고기 등 깜찍한 동물 캐릭터

▲소심하고 연약한 닭 ‘치킨 리틀’이 지구를 구하겠다는데….

▲아기자기한 캐릭터, 할리우드 비꼬기, 추억의 팝송은 가족 모두에게 만족을. 온가족이 함께 동심의 팬터지로 푸욱!

(7) 열두명의 웬수들 2

▲코미디/애덤 생크만/스티브 마틴·보니 헌트·파이퍼 페라보

▲12명이나 되는 자식들이 시종일관 말썽을 부리고 그 속에서 가족애를 발견해 가는, 전편과 같은 얼개의 가족용 코미디.

▲자잘한 해프닝들 사이에서 한줌의 감동을 건져 올리는 전형적인 할리우드 가족코미디. 그 익숙함이 부담없어서 좋다면?

(8) 무극

▲ 팬터지 액션/천카이거/장동건·장바이즈·사나다 히로유키

▲인간과 신들이 함께 사는 먼 옛날의 왕국. 노예와 그를 사랑한 황비가 엮는 비련의 팬터지.

▲ 조악할 정도로 거친 CG가 감상의 맥락을 끊어놓지만, 그래도 천카이거 방식의 팬터지를 확인하고 싶다면.

황수정·조태성 기자 sjh@seoul.co.kr
2006-01-26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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