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잘 만나 뜬 스타들

드라마 잘 만나 뜬 스타들

입력 2004-10-14 00:00
수정 2004-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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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건
이동건 이동건
별 기대하지 않고 바라보던 배우에게서 ‘저런 면이 있었나?’하고 놀랄 때가 있다.어제까지 밋밋해 보였던 그들이 오늘 새삼스레 보이는 건 다름 아닌 ‘천생배필’처럼 떨어진 배역 덕택이다.그때 그 순간,제 몸에 꼭 맞게 주어진 배역은 그저 그런 연기자로 치부될 운명에 있었던 이들을 힘차게 날아오르게 하는 날개가 되기도 한다.

요즘 수많은 여성들을 들뜨게 만들고 있는 현빈이 이런 경우.MBC ‘아일랜드’에서 ‘강국’으로 분한 그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거나 ‘신드롬’이라는 등의 표현을 동원해도 모자랄 지경이다.청춘 시트콤 ‘논스톱4’에서 그는 밝게 염색한 머리처럼 가벼워 보였다.영화 ‘돌려차기’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지만 ‘강국’이 아니었던들 우리가 현빈이란 이름 두 글자를 다시 새길 수 있었을까.고아 출신 보디가드 ‘강국’이 없었다면 그의 눈빛이 그토록 깊고 촉촉하며 안아주고 싶은 충동을 일으킬 만큼 매력적이라는 것을 어찌 알았으랴.드라마 게시판에도 그를 새삼 눈여겨 보게 됐다는 소감이 줄을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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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희
장서희 장서희
가수로 출발했지만 연기에 ‘올인’한 이동건은 ‘수혁’(파리의 연인)이 구세주였다.주로 코믹 멜로풍 드라마에서 말랑말랑한 연기를 선보이던 그는 상처받은 재벌 2세 역을 통해 진정한 연기자로 거듭났다.문제 많은 재벌 2세로 나와 몸피를 키운 연기자로는 조인성도 빼놓을 수 없다.‘발리에서 생긴 일’에서 사랑하지만 배려할 줄 모르는 철부지 부잣집 도련님 ‘재민’으로 나와 이전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열연을 펼쳤다.

지금은 영화계 톱스타로 대접을 받는 원빈도 ‘얼굴 빼면 시체’ 같은 역할을 주로 맡았던 과거가 있었다.송혜교,송승헌과 호흡을 맞췄던 ‘가을동화’가 대성의 디딤돌이 되기는 했지만 그보다는 이전에 출연했던 ‘꼭지’가 변신의 터전이 됐다고 볼 수 있다.주먹질 잘 하는 다혈질 사고뭉치지만 극중 엄마로 나오는 윤여정 앞에서만은 한없이 애교를 떠는 막내아들 역은 정말 그를 다시 보게 만들었다.

비슷한 캐릭터를 맡아 시각교정을 이룬 연기자는 김흥수도 있다.시트콤이나 짝짓기 오락프로그램 등에 얼굴을 내밀며 ‘일회용품’ 같은 분위기를 풍기던 그를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진지한 드라마에서 볼 수 있었던 건 뜻밖이었다.그러나 극중 엄마인 고두심과 슬프도록 아름다운 모자지간을 연기한 그의 모습에서 그가 가진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드라마 이후 그는 KBS 대하드라마 ‘해신’에 캐스팅돼 연기의 지평을 더욱 확장해나갈 기회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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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빈
현빈 현빈
연기경력만 따지면 20년이 넘는 장서희를 뒤늦게 띄운 건 ‘인어아가씨’의 ‘아리영’.만년 조연에 그칠 것 같던 장서희는 복수심에 불타 큰 눈을 이글거리다가도 사랑과 연민 때문에 촛농만한 눈물을 떨어뜨리는 다중적 연기로 새롭게 각인될 수 있었다.‘아리영’을 통해 쌓은 카리스마는 영화(귀신이 산다) 진출과 ‘대박 배우’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2004-10-1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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