儒林(148)-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儒林(148)-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입력 2004-07-30 00:00
수정 2004-07-30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제2부 周遊列國

제1장 첫 번째 출국


현인을 사랑하였던 안영의 마음을 엿보게 하는 일화는 다음과 같이 이어지고 있다.

“…평소 생색내지 않는 성미의 안영인지라 월석보에게 아무런 말도 않고 그냥 안채로 들어가고 말았다.

이미지 확대


얼마 후 하인에 의해 한 장의 문서가 안영에게 올려졌는데,펼쳐보니 월석보가 보낸 서신이었다.그 내용을 읽어보니 절교장이었다.깜짝 놀란 안영이 의관을 바로 잡은 뒤 황급히 객실로 나아가 월석보에게 물어 말하였다.

‘어디 화라도 나셨습니까?’

월석보는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평소 월석보를 존경하고 있던 안영이 크게 놀라 말하였다.

‘비록 신이 어질지는 못하지만 선생을 재앙에서 구해 드렸습니다.그런데도 선생께선 이토록 급하게 절교를 선언하시다니요.’

‘그렇지가 않습니다.군자란 대개 자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자에게는 굴복하지만 자기를 이해해주는 자에게는 믿고 자기의 뜻을 나타낸다고 들었습니다.’

월석보의 비난에 안영이 공손하게 물었다.

‘신이 선생을 이해하지 못한 점이라도 있었습니까?’

그러자 월석보는 대답하였다.

‘들어보십시오.내가 죄수들 사이에 있을 때에는 그들 옥리들이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굴복하고 있었습니다.그러나 당신은 나를 이해하는 바가 있어 타고 있던 말 한 필을 풀어 속죄금으로 내고 나를 풀어준 것이 아니겠습니까?’

‘사실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방법이 틀렸습니다.’

월석보는 안영을 정면으로 쳐다보면서 말을 이었다.

‘당신은 모른 척 예를 무시하면서 곧바로 당신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결국은 나를 이해해주지 못한 것이 돼버렸습니다.나를 알아주면서도 예의를 무시하신다면 나는 차라리 죄수들 속에 있는 것이 낫습니다.’

이 말을 들은 안영은 크게 뉘우치면서 말하였다.

‘결례를 용서하십시오.신이 거기까지는 생각이 못 미쳤습니다.앞으로 선생을 상객(上客)으로 모시겠습니다.’”

사기의 ‘안자열전’에 나와 있는 이 일화를 보면 안영이 선행을 베풀면서도 생색을 내지 않는 소탈한 성격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된다.그러나 현인 월석보는 바로 이러한 형식적인 예의에 초탈한 안영의 태도를 오히려 비례(非禮)로 보고 있는 것이다.

과공비례(過恭非禮).‘지나친 겸손은 오히려 결례가 된다.’는 말은 이러한 안영의 태도를 표현한 말로 공자 역시 이를 경계한 일이 있었다.

논어에 실려 있는 공자의 말은 어느 한 쪽에 치우침이 없이 중정(中正),즉 중용(中庸)의 도를 추구하는 것이 최상이라고 설법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 날 제자인 자공(子貢)이 공자에게 물었다.

‘선생님,자장(子長)과 자하(子夏) 중 어느 쪽이 더 현명합니까?’

공자는 두 제자를 비교한 다음 이렇게 말을 하였다.

‘자장은 아무래도 매사에 지나친 면이 있고,자하는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다.’

이 말을 들은 자공이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자장이 낫겠군요.’

자공이 묻자 공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렇지 않다.지나침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

‘지나침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라는 공자의 말에서 나온 과유불급(過猶不及)은 결국 이렇듯 ‘과공비례’와 같은 뜻인 것이다.
2004-07-30 2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동계올림픽 중계권의 JTBC 독점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폐막한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중계를 JTBC가 독점으로 방송하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이에 대한 여러분은 생각은?
1. 독점이어도 볼 사람은 본다.
2. 다양한 채널에서 중계를 했어야 했다.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