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 데이에 우리 결혼해요] 노준영(35)·최윤경(29)씨

[발렌타인 데이에 우리 결혼해요] 노준영(35)·최윤경(29)씨

입력 2004-02-13 00:00
수정 2004-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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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총각 노준영,이제 NO총각을 선언합니다!”

2년 전 어느 날 가장 존경하는 대학 지도 교수님이 학교가 아닌 한 카페로 불러내셨다.한걸음에 달려나갔더니 교수님 앞에 웬 아리따운 아가씨가 앉아 있는 게 아닌가.알고 봤더니 교수님이 두 청춘남녀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시려고 ‘우연을 가장한 필연적인 소개팅’을 주선하신 것이었다.혼기가 꽉 찬 나이에도 허구한 날 컴퓨터 모니터만 보고 사는 제자가 안타까우셨나….

그녀의 첫인상.시원한 강바람 같고,탁 트인 푸른 들판 같은 느낌이었다.쾌활한 목소리,예쁜 미소,귀여운 행동 모두가 뇌리에 각인됐다.‘아,이사람! 절대로 놓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제 인연이라는 확신도.하지만 그녀는 어찌나 도도한지 도통 애프터를 받아주지 않았다.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법.그 후부터 ‘노준영의 사랑 프로젝트’는 시작됐다.

‘틈새 파고 들기’,또는 ‘돌쇠의 마님 마음 열기’ 작전이었다.퇴근시간에 회사 앞에서 기다렸다 잠깐 얼굴 비추기,그녀의 저녁 약속 장소까지 동행해 주기,늘 웃는 모습 보여주기,표정 파악하며 이야기 들어주기,시시때때로 휴대전화 문자 보내기 등등.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그녀도 제 쪽을 바라보는 시간이 조금씩 늘어났다.갖은 핍박에도 꿋꿋한 척했지만 사실 속은 숯검정처럼 타버리기 일보 직전이었는데,결국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완수했다.

지금 나의 예비신부는 우리의 스위트홈을 위해 인테리어를 구상 중이고,인터넷 요리사이트를 서핑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음식의 조리법을 익히고 있다.내가 정신적으로 힘들 때는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위로해 주고,몸이 피로할 때는 재치있는 입담으로 웃게 해준다.

14일 밸런타인데이에 노준영과 최윤경의 초콜릿처럼 달콤한 사랑의 이중주가 시작된다.저희의 앞날을 축복해 주시길….

더불어,평생 짝꿍을 만나게 해주신 교수님께,이 지면을 빌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2004-02-13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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