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인들 “무기력한 항복 실망”/반전국들은 “체포 환영”

아랍인들 “무기력한 항복 실망”/반전국들은 “체포 환영”

입력 2003-12-16 00:00
수정 2003-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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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런던 외신|이라크 전쟁에 강력히 반대했던 프랑스와 독일·러시아 등 반전국들은 물론 아랍권조차도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체포 소식을 한목소리로 환영했다.

그러나 후세인이 미 제국주의에 맞서 아랍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투사의 이미지가 강한 아랍권에서는 환영 일색인 정부 반응과는 달리 시민들 사이에서는 실망했다는 반응도 상당수에 달하는 등 반응이 엇갈렸다.

●“왜 저항조차 못했느냐”

후세인 체포 소식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아랍국가 정부는 하나도 없다.모든 정부들이 “후세인은 아랍 세계에 대한 실질적 위협이었다.”(사우디아라비아)거나 “누구도 사담을 위해 슬퍼하지 않을 것”(이집트),“사담은 자신의 죄과에 맞춰 처벌받는 게 마땅하다.”(이란)고 말하는 등 후세인의 체포가 이라크인들과 아랍 세계를 위해 매우 잘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반 국민들 사이에선 반응이 두 가지로 크게 갈렸다. 저항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붙잡힌 사담 후세인을 겁쟁이로 비난하면서 실망했다는 반응이 첫번째고 자신들의 영웅이 붙잡힌 데 대한 아쉬움이 두 번째다.

예멘의 수도 사나에 거주하는 모하메드 압델 카데르 마하메디(50·교사)는 “미국인의 손에 붙잡히기 전에 저항하거나 자살을 택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매우 실망했다.”면서 “그는 겁쟁이”라고 말했다.

바그다드에서 운전기사로 일하는 카셈 셀슐(28)도 “전쟁 전 이라크 국민들에게 미국에 맞서 싸우라고 독려했던 후세인이 정작 자신은 단 한 발도 총을 쏘지 않았다.”며 “우리는 그가 자결하거나 저항하리라 기대했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가자시티에 사는 팔레스타인인 라파트 로그만(22)은 “나는 여전히 그(후세인 전 대통령)를 사랑한다.그가 체포되는 광경을 지켜보는 것이 매우 힘들었다.”고 허탈해했다.

●겉으로는 대의명분,실제론 이라크 재건 참여 기대

독일·프랑스·러시아·중국 등 이라크전쟁 발발을 앞장서 반대한 반전국가들도 14일 후세인의 체포 소식에 하나같이 환영한다면서 이라크 국민들이 스스로의 손으로 이라크의 밝고 평화로운 미래를 건설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03-12-1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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