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씨 검찰출두/출두표정·검찰 반응

이회창씨 검찰출두/출두표정·검찰 반응

입력 2003-12-16 00:00
수정 2003-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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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15일 오전 10시35분쯤부터 오후 7시10분쯤까지 9시간여 동안 조사받고 귀가했다.전직 야당 총재가 자진출두 형식으로 조사받은 것은 처음이다.

●한나라 “사법처리까지 염두둔것 같다”

이 전 총재는 출두 및 귀가 때 미리 기다리고 있던 한나라당 의원들이나 당 관계자들과 악수를 나누며 짐짓 여유있는 표정을 지었다.그러나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지자 표정이 상당히 굳어졌다.한나라당 당직자들은 긴장된 표정을 감추지 않은 채 “(이회창 전)총재께서 사법처리까지 염두에 두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귀가할 때 오랜 시간 조사를 받아서 그런지 상당히 지친 기색이었다.혐의에 대해서는 “다음에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거나 “별로 할 말이 없다.”며 짧게 대답했다.

이 전 총재는 이날 오전 조사에 앞서 대검 7층 안대희 중수부장 방에 들러 5분 동안 차를 함께 마시며 대화를 나누었다.이 전 총재는 “모든 책임은 내가 질테니 관련자들은 선처해달라.”고 요청했고 안 중수부장은 “(총재님이) 모르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면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 전 총재는 곧 11층 1113호 특별조사실로 이동했다.유재만 중수2과장이 직접 조사에 나섰다.이 전 총재는 오후 1시부터 30분 동안 한나라당 소속 변호인단을 접견한 뒤 미역국으로 간단히 점심을 들었다.아직은 참고인이어서 검찰 관계자들은 ‘총재님’으로 호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검찰은 이 전 총재의 전격 출두에 당황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송광수 검찰총장은 이 전 총재의 기자회견을 보고 회의를 소집,대책을 숙의했다.검찰은 그러나 일단 나온 이상 조사 준비가 덜 됐더라도 조사를 하자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安중수부장에 “관련자 선처” 요청

문효남 대검 기획관은 “이 전 총재가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하지만 수사팀은 이 전 총재가 전모에 대해 자세히 모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이 전 총재는 검찰에 들어올 때는 항의받고 나갈 때는 환대받는 이색 경험을 했다.

출두 때는 대검청사 정문에서 민주노동당 빈민위원회 소속 당원들로부터 제지당했다.이들은 LG 150억원 수수 당시 쓰였던 탑차를 동원,100억원이라 적힌 사과상자를 전달하려 하는 등 항의시위를 벌였다.반면 나갈 때는 ‘창사랑’ 회원 수십명이 나서서 ‘대통령 이회창’ 등의 구호를 외쳤다.한 노인은 이 전 총재에게 큰절을 올리겠다고 나서기도 했다.그러나 100억원 사과상자 전달도,큰절도 이 전 총재 측근들의 제지로 성공하지 못했다.

홍지민기자 icarus@
2003-12-1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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