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안실에서 10년 넘게 일해 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봅니다.”
26일 인천시 동구 송림동 인천의료원 영안실 한 구석에는 영정도 조문객도 없는 기이한 빈소가 차려져 있었다.말이 빈소지 ‘외국인(브르흔)’이라고 쓰여진 위패만 덩그렇게 놓여 있을 뿐이다.
영안실 관리인 박모(38)씨는 “시신확인차 온 경찰 외에는 찾아온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면서 “하도 딱해 보여 종이로 위패만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인 브르흔은 지난 25일 오전 2시쯤 인천 송현동 D목재 화장실에서 스스로 목을 맨 뒤 시립병원인 이곳에 안치됐다.
그는 지난 7월 1주일짜리 관광비자로 입국한 뒤 여기저기 일자리를 찾았지만 반겨주는 곳은 없었다.더구나 지난 17일부터 불법체류 외국인에 대한 일제단속이 펼쳐지자 바늘방석 처지가 됐다.
며칠 전에도 친구가 일하는 D공장을 찾아 사업주에게 일자리를 부탁했지만 불법체류자란 이유로 거절당했다.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그는 귀국하기로 마음 먹고 25일 오후 떠나는 비행기표를 구입했다.그러나 고향에는 굶주리는 가족과 한국 입국을 위해 주위로부터 얻은 빚(500만원)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결국 그는 출국을 불과 반나절 앞두고 친구를 찾았다가 자살이란 극단적 상황을 택했다.
친구 카림(40)은 “고향에 두고 온 빚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나 봅니다.일자리도 찾지 못하고 귀국한다고 작별인사까지 했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그러나 브르흔은 죽어서도 결코 자유인이 되지 못했다.경찰은 우즈베키스탄 대사관을 통해 유족을 찾고 있지만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한다.결국 그는 하루 3만 5000원씩 들어가는 시신안치료를 내지 못하는 ‘불량고객’이 될 처지에 놓여 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26일 인천시 동구 송림동 인천의료원 영안실 한 구석에는 영정도 조문객도 없는 기이한 빈소가 차려져 있었다.말이 빈소지 ‘외국인(브르흔)’이라고 쓰여진 위패만 덩그렇게 놓여 있을 뿐이다.
영안실 관리인 박모(38)씨는 “시신확인차 온 경찰 외에는 찾아온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면서 “하도 딱해 보여 종이로 위패만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인 브르흔은 지난 25일 오전 2시쯤 인천 송현동 D목재 화장실에서 스스로 목을 맨 뒤 시립병원인 이곳에 안치됐다.
그는 지난 7월 1주일짜리 관광비자로 입국한 뒤 여기저기 일자리를 찾았지만 반겨주는 곳은 없었다.더구나 지난 17일부터 불법체류 외국인에 대한 일제단속이 펼쳐지자 바늘방석 처지가 됐다.
며칠 전에도 친구가 일하는 D공장을 찾아 사업주에게 일자리를 부탁했지만 불법체류자란 이유로 거절당했다.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그는 귀국하기로 마음 먹고 25일 오후 떠나는 비행기표를 구입했다.그러나 고향에는 굶주리는 가족과 한국 입국을 위해 주위로부터 얻은 빚(500만원)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결국 그는 출국을 불과 반나절 앞두고 친구를 찾았다가 자살이란 극단적 상황을 택했다.
친구 카림(40)은 “고향에 두고 온 빚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나 봅니다.일자리도 찾지 못하고 귀국한다고 작별인사까지 했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그러나 브르흔은 죽어서도 결코 자유인이 되지 못했다.경찰은 우즈베키스탄 대사관을 통해 유족을 찾고 있지만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한다.결국 그는 하루 3만 5000원씩 들어가는 시신안치료를 내지 못하는 ‘불량고객’이 될 처지에 놓여 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2003-11-2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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