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금 600억 ‘꿀꺽’/허위계약 20개社대표·보험공사간부 적발

수출기금 600억 ‘꿀꺽’/허위계약 20개社대표·보험공사간부 적발

입력 2003-11-04 00:00
수정 2003-1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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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수출지원제도를 악용해 한국수출보험공사로부터 5000만달러(한화 600여억원)의 수출기금을 가로챈 20여개 수출업체 대표들과 공사 간부가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지검 외사부(부장 閔有台)는 3일 5000만달러의 수출보험기금을 가로챈 수출업체 대표들과 한국수출보험공사 간부 김모(42)씨 등 10명을 사기와 배임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5명을 불구속기소,미국으로 도피한 이모(42)씨 형제 등 7명을 지명수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수출보험공사로부터 보험증서를 발급받으면 수입업체가 대금지급을 거부해도 정부가 수출대금을 변제해주는 제도를 악용해 보험기금을 가로챘다.

수출보험공사 간부 김씨는 신용보증서를 부정 발급한 뒤 불법수출을 도와준 대가로 수출대금 50%(1억 3000만원)를 커미션으로 챙기는 등 사실상 수출사기를 주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수출사기 조직은 기업사냥을 통해 부도위기에 처한 수출업체를 헐값에 인수해 사기행각에 이용했으며,수출사고로 인한 수출보험공사의 지출액은 매년 평균 3000억원에 육박하지만 회수율은 20%에 불과했다.

●쓰레기·빈박스가 수출품 둔갑

일부 수출업체는 저질 불량품뿐만 아니라 쓰레기와 빈박스를 수출품으로 둔갑시켜 신용보증서를 발급받아 수출대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문모(지명수배)씨는 지난해 6월 섬유원단 수출계약을 맺은 중국 회사에 빈상자와 쓰레기를 수출한 뒤 모두 30만달러를 가로챘다.S사 대표 조모(53)씨는 37만야드의 섬유원단 수출계약을 중국업체와 맺고 불량원단 6만야드를 수출,20여만달러를 챙겼다.T사 대표 박모(48)씨는 홍콩 수입업체와 짜고 상품가치가 없는 여성용 액세서리를 수출,2차례에 걸쳐 54만달러를 가로챘다.

●유령 회사에 수출,서류도 가짜

H사 대표 이모(42·미국 도피)씨 형제는 존재하지도 않는 필리핀 소재 B사와 수출계약을 맺은 것으로 허위 서류를 꾸며 2001년 6월부터 최근까지 47차례에 걸쳐 2000만달러를 챙겼다.S사 대표 박모(55)씨는 홍콩업체로부터 수입자 명의를 빌려 자산의 중국 현지법인에 수출,109만달러를 가로챘다.F사 대표 안모(50)씨는 브라질 기업에 9만 8000달러어치의 12인치 CCTV모니터를 수출하고도 32만 9000여달러를 수출한 것처럼 계약서를 꾸며 뻥튀기한 수출대금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수출보험공사 부산지사의 경우 지사장과 과장 모두 신용보증서를 부정 발급해줘 수출사기의 전진기지 역할을 했다.특히,과장 전모(35)씨는 자신의 부인을 사기업체의 감사로 취업시키기도 했다.

민유태 부장검사는 “서울세관,수출보험공사,대한무역협회와 연계해 국제 무역범죄에 대한 수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안동환기자 sunstory@
2003-11-0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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