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책갈피

[길섶에서] 책갈피

신연숙 기자 기자
입력 2003-10-15 00:00
수정 2003-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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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 돈이 있었다.’ 새삼스럽게 독서에 관한 훈계를 하려는 게 아니다.최근 로또복권 1등 159억원의 당첨자는 한 달여 동안 덮어 놓았던 책갈피 속에서 당첨권을 찾아냈다고 한다.만일 그가 다시 그 책을 펴보지 않았다면 억만금은 어찌 되었을까.

책장을 덮을 때 책갈피에 꽂아 두는 보람(표지)은 사람마다 다를 터이다.내 경우 많이 쓰는 것은 미술관이나 공연장,영화관 등에 들어갈 때 반을 절취해주고 돌려받게 되는 입장권이다.그림엽서를 쓸 때도 있고 정 급할 땐 티슈를 꽂아 두기도 한다.오랫동안 잊었던 책장을 다시 열 때 이런 것들은 당시의 추억을 아련하게 떠올려주는 매개물이 된다.잠시라도 색다른 시공에 인도되는 체험은 ‘돈’이 아니라도 각별하다.

독서의 계절,새 책을 살 계획이 없다면 오래된 책갈피라도 펴보는 게 어떨까.처칠의 말대로 책은 읽지 않아도 최소한 만지고 쓰다듬고 쳐다보기만 해도 좋은 것인지 모른다.그 속에서 사춘기적 곱게 끼워둔 단풍잎이나 부치지 못한 연서(戀書)라도 다시 보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신연숙 논설위원

2003-10-15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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