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문위원 칼럼] 정치와 언론보도

[편집자문위원 칼럼] 정치와 언론보도

김경애 기자 기자
입력 2003-08-19 00:00
수정 2003-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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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노 대통령의 언론보도에 대한 대응은 정치에 있어서 언론의 중요성과 함께 정치권이 언론 보도에 얼마나 민감한가를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정치인들은 언론에 좋은 모습으로 실리기 위해서 항상 고심한다.그렇기 때문에 각종 행사에서는 사진 기자들을 의식해서 가벼운 실랑이를 마다않고,월요일자 신문을 겨냥하여 일요일에도 평상복 차림으로 나와서 여러 가지 논의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요즈음 언론에 비친 정치인들의 모습은 부정적인 것이 대부분이다.노 대통령에 관한 시비 외에도 정치자금 관련 비리와 정치인들의 이합집산에 대한 논의가 언론의 주요 의제가 되고 있다.고비용의 정치 구조하에서는 어느 정치인도 금전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정치자금의 문제는 과거에도 계속되어 왔고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또한 정치에서 책임을 지는 장치나 문화가 형성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권의 이합집산은 숱한 정당이 명멸했던 과거사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고 항상 논의 중인 사안이다.정치권의 이러한 구태는 정권이 바뀔때마다 언론에 주요한 의제로 변함없이 등장하고 있으며 이러한 보도는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과 거부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참여정부에 대한 지지가 하락하고 민주당과 한나라당 등 주요정당의 지지도가 20%내외에 불과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한매일은 8월15일자 3면 기사 ‘막가는 정국’을 통해 각 집단이 서로 물고 뜯으며 싸우는 현재의 정국을 지적하였다.그간 언론이 정쟁을 더 부추기고 갈등을 심화시키는 데 일조하지 않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던 차에 이 기사를 반갑게 읽었다. 그러나 이 기사는 여러 집단간의 갈등을 어떠한 시각에서 조정해야 할 것인가를 제시하는 데에는 미흡했던 것으로 보인다.

사회 갈등을 조정하고 정책을 세우는 데 정치인들이 가장 중심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정치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는데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이 자신의 거취 문제에 골몰하면서 이러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개인적으로 정치인들을 가깝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면서 언론에 비친 모습과는 사뭇 달리 실력과 사명감을 갖춘 성실한 정치인들을 보고 놀랐던 적이 있다.

언론은 정치인들의 사회 갈등을 풀어나가기 위한 노력이나,정책을 만들고 법을 손질하는 본연의 활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평가해야 할 것이다.이는 대한매일 8월7일자 이경형 칼럼에서 ‘의원 표결 기록표 만들자’라고 주장한 것과도 부분적으로 일맥상통하는 것이다.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언론이 지면을 통해 정치인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한다면 훌륭한 정치인은 총선을 앞두고 자금을 만드는 데 신경을 덜 써도 되고 무능한 정치인은 저절로 퇴출당하도록 하는 구조를 만들어 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격동하고 있는 이즈음 신문이 좀 더 큰 눈으로 우리가 처한 환경을 감시하는 기능을 회복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싸움에는 타협과 양보가 있기 마련이고 거대한 적 앞에서는 싸움을 접기도 한다.대한매일이 여러 집단간의 갈등과 싸움이 조정되고,정치가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논지를 펴는 데 앞장서기를 기대한다.

김 경 애 동국여대 교수
2003-08-19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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