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멋지게 보낼줄 아는 사회

기고 / 멋지게 보낼줄 아는 사회

이형승 기자 기자
입력 2003-08-16 00:00
수정 2003-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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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처음 시작할 때 세웠던 계획대로 잘 움직여지는 회사는 이 세상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대부분의 회사가 나름대로 치밀한 구상과 거창한 비전을 갖고 출발한다.그러나 워낙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는 늘 예기치 못한 일들이 생겨나게 마련이다.

사실 주변에 성공한 회사들 가운데 상당수는 당초의 사업모델이 변했거나,당초에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분야에서 소위 ‘대박’이 터진 경우가 많다.결국 변신을 잘 한 기업이 훨씬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핵심이었던 인력이 시간이 지나면서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반드시 생겨난다.

아직도 ‘직원은 한 가족’이라는 개념이 남아 있는 우리 현실에서 이는 회사와 직원 모두에게 어려운 문제가 되고 있다.그리고 많은 회사들이 이런 고민을 안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전직 지원프로그램(outplacement program)이 발전되어 왔으며 국내에는 외환위기 이후 일부 대기업이 구조조정과정에서 이러한 방식을 도입했고,점차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나 현재 국내 기업의 전직 지원프로그램은 재취업을 위한 교육훈련,새 직장의 알선,심리상담 등에 그치고 있다.따라서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보다 체계적인 전직관리 제도를 위한 기업내부의 전략적 고민과 실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전사적인 인적자원 관리 방향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이직 혹은 퇴직을 전체적인 인적자원관리 차원에서 바라 보아야 하는 것이다.

기업경영에 필요한 인적자원을 유형화하고 그 중에 핵심과 비핵심 인력,내부육성과 외부영입 등을 판단해야 한다.이에 따라 단계적으로 최적 인력규모를 결정해야 한다.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을 마련하도록 하고,경영성과나 전략 목표에 따라 인력 구성의 적합성 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다시 말해 전체적이고 중장기적인 인력포트폴리오의 큰 그림을 회사가 갖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두번째는 인력운영 원칙과 성과평가 기준을 직원들에게 명확하게 알려야 한다.

경영상황을 판단하는 객관적인 기준과 그에 따른 인력 조정 원칙을 구성원에게 분명히 전달하고,성과가 낮은 인력은 점진적으로 퇴출시킨다는 회사의 메시지를 공유하도록 해야 한다.또 고용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건강한 긴장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IBM은 세후 수익률이 8% 이하인 경우에는 어떤 형태로든 다운사이징을 실시한다는 원칙에 대해 전 직원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고 한다.

한편 GE는 매년 직원평가 결과에 따라 하위 10%인력에 대해서는 떠나도 좋다는 경고문을 전달한다고 한다.이렇게 사전에 설정한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인력 조정을 실천하게 되면 내부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전직지원 제도를 퇴직자를 대상으로 한시적으로 시행하기보다는 전체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경력관리 제도에 흡수,상시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제 건강한 회사일수록 일정 비율의 퇴직은 불가피해질 수밖에 없다.오히려 적당하게 퇴직과 채용이 일어나는 회사가 건강하게 성장하는 회사의 모습일 것이다.

따라서 위대한 회사가 되기 위해서는멋지게 떠나 보낼 준비를 지금부터 해야 한다.

이 형 승 브이소사이어티 대표
2003-08-16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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