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에세이] 별미음식 만두

[맛 에세이] 별미음식 만두

정신우 기자 기자
입력 2003-08-06 00:00
수정 2003-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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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머리 49개를 물귀신에게 바친다.” 무슨 흉물스러운 이야긴가 하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것은 제갈공명이 강을 건너고자 하는데 풍파가 심해지자 사람 머리 모양을 본떠 만든 만두(蠻頭)를 빚어 강에 뿌리고 무사히 건너갔다는 고사에 등장하는 이야기이다.

오늘날은 음이 같은 만두(饅頭)로 이름이 바뀌었는데,물만두와 군만두,찐만두는 없어서는 안될 별미 음식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곱게 다진 돼지고기와 부추에 생강,후추,참기름 등 갖은 양념으로 맛을 내어 속을 채우고 부드럽게 익혀낸 물만두는 입속에 넣자마자 비단길을 타고 넘어가듯 감칠맛으로 입맛을 유혹한다.

바삭하게 튀겨진 군만두는 한입 베어무는 순간 뜨거운 온기가 전달되어 ‘호호!’ 소리를 내며 먹는 즐거움이 있고,찐만두는 얇게 비친 속내가 먹음직스러워 더욱 침이 고인다.

“만두는 나의 것!”을 부르짖는 만두 마니아들의 만두 사랑 덕분에 우리는 동네 어귀의 작은 분식집에서부터,일류 중식당 그리고 만두 전문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만두집들을 만날 수 있다.

오이의 시원함과 버섯의 담백함이 잘 어우러진 여름만두 편수가 일품인 ‘손만두집’(02-379-2648)이나 장인의 감각이 돋보이는 부드러운 맛을 선사하는 물만두집 ‘일룡’(02-735-3433)은 만두의 깊은 맛을 오래도록 각인시킬 수 있는 집들이다.

겨울에는 따끈한 국물을 즐기는 만둣국으로,제사 때는 풍요를 기원하는 마음가짐으로 준비되었던 만두. 동서양을 막론하고 만두는 계절과 시대를 넘나드는 오랜 먹거리임에 틀림이 없다.김이 모락모락 나오는 찜통을 바라보면서 젓가락으로 초장을 찍어 먹으며 만두를 기다렸던 어린 시절,행여나 입이라도 데일까 봐서 찬물을 챙겨 주시던 어머님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는 만두는 많은 사람들의 연인이지 않을까?

정신우 푸드스타일리스트
2003-08-0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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