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길승 향응 비디오 파문 / 충격받은 靑 … 말수줄인 盧

양길승 향응 비디오 파문 / 충격받은 靑 … 말수줄인 盧

입력 2003-08-02 00:00
수정 2003-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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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성을 최고의 무기로 내세웠던 참여정부가 양길승 제1부속실장의 향응파문과 관련해 무척 답답해 하고 있다.노무현 대통령은 1일 눈에 띌 정도로 말수를 줄였다.특히 청와대측은 양 실장이 향응제공을 받는 모습이 비디오로 촬영된 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비디오테이프가 실제로 있는 사실도 몰랐던 탓이다.

●침울한 노무현 대통령

노 대통령은 이날 정부 중앙청사 별관에서 열린 참여정부 장·차관급의 워크숍에 참석해 인사말을 단 10분간 했다.예정보다 절반을 단축한 것으로,말하기 좋아하는 노 대통령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양 실장 파문에 따른 노 대통령의 심기를 그대로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노 대통령은 “여러분은 기분이 어떤지 모르지만,기분이 참 좋다.”면서 “자주 우울한 일에 부닥치지만 금방 잊는다.”고 말했다.하지만 한 참석자는 “노 대통령의 기분은 좋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노 대통령은 지난 6월 19일 정책기획위원회 위원들과 오찬을 하면서 “지금 우리 정부는,말하기 민망하지만 밑천이 도덕적 신뢰,그거 하나다.”라고 말했다.도덕성을 이처럼 자랑했던 노 대통령에게는 측근 중의 측근이 본의든,그렇지 않든 향응파문에 휘말려 충격을 받은 것 같다.

●양 실장,“죽고 싶은 심정”

청와대내에 양 실장에 대한 동정론도 물론 있지만 사건의 성격과 시점상 양 실장은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높다.양 실장 스스로도 물러날 뜻이 매우 강하다.

양 실장은 “술집에 간 것부터가 잘못”이라면서 “죽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양 실장은 “이렇게 되려고 그동안 살아온 게 아니다.”라면서 “(노 대통령에게)이렇게 누를 끼쳐 얼굴을 들 수 없다.”고 후회했다.

민정수석실은 현장에 직원을 보내는 등 사건의 진상을 전면 재조사하는 중이다.비디오 테이프 문제와 술값 계산,청탁여부 등 1차 조사 때 제대로 하지 못했던 부분이 물론 포함돼 있다.이호철 민정1비서관은 “비디오테이프가 있었다는 것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이와 관련,청와대가 애초부터 사실확인 작업을 소홀히 한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한편 양 실장은 이날 오전 문희상 비서실장을 통해 사표를 냈다.노 대통령은 문 실장의 보고를 받고,사표를 수리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특별한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노 대통령은 ‘향응 파문’과는 관계없이 무거운 마음으로 3일부터 예정된 휴가에 들어간다.

곽태헌기자 tiger@
2003-08-0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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