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중계석/법륜스님 ‘불교와 사회운동’강연

오피니언 중계석/법륜스님 ‘불교와 사회운동’강연

입력 2003-07-22 00:00
수정 2003-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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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에서 불교는 더이상 현실과 괴리된 ‘산중 종교’에 머물 수 없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오히려 현실을 직시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사회의 발전 방향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그러면 불교가 이 시대 한국에서 사회의 공동선(善)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방법은 어떤 것일까? 20일부터 25일까지 경기 용인 삼성휴먼센터에서 열리는 ‘2003 참여불교 세계대회’ 사흘째인 22일 정토회 지도법사인 법륜 스님이 ‘불교와 사회운동’이라는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다음은 강연 요지다.

불교는 깨달음의 가르침이다.깨달음이란 어떤 신비한 현상이 아니라,사실을 있는 그대로(실상) 아는 지혜를 말한다.불교의 사회운동은 사회적 모순을 깨닫고,그 모순을 제거하는 실천적 삶이다.부처님은 계급이 있는 사회에서 계급이 없는 사회를 제시했고,여성차별이 있는 사회에서 성차별이 없는 사회를 제시했다.이처럼 부처님은 시대를 앞서서 시대의 비전을 제시하셨다.차별이 없음을 아는 것이 깨달음이며,차별을 없애는 것이 자비다.

불교의 사회운동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사회현상에 대해서 올바르게 인식하고,그 사회적 모순을 개선해 나가는 불교인들의 실천을 말한다.무지를 깨닫고 진리를 실현하는 붓다의 가르침을 따른다면 당연히 계급·인종·남녀·민족·문화·종교의 차별을 철폐하고 평등을 지향해야 한다.

따라서 연기적 세계관에 입각한 불교인의 사회운동은 마땅히 이 차별을 철폐하는 방향성 위에 서있어야 하며,그 과정과 결과에서도 또다른 차별이나 폭력이 일어나지 않도록 평화적으로 실현해야 한다.계율이란 일상에서의 말과 행위를 깨끗이 하는 것이다.즉 스스로 말과 행위를 다듬고,사회적으로 말과 행위를 정화시키는 것이다.

불교의 사회실천운동은 다름아닌 계율의 실천인 것이다.그런데 사회현상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달라진다.그러므로 이 산업사회의 시대에는 개인의 성실성뿐만 아니라 사회적 구조의 올바른 정립이 중요하게 요구된다.부처님이 당시의 시대적 모순을 해결했듯이 우리들은 이 시대의 모순을 해결해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좀더 폭넓은 이해와 실천을 바탕으로 이 시대 불교인의 실천덕목으로서 사회운동을 당당히 제시해야 한다.

이런 것들을 종합해 불교인의 사회실천운동을 정리하면 우선 방법에 있어서 법에 맞게,계율에 맞게 해야 한다.불교인의 사회적 실천은 그 목적뿐만 아니라 목적을 이루는 방법도 법에 맞아야 한다.즉 모든 실천은 반드시 평화적 방법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둘째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고,수행을 기본 입장으로 하는 불교인은 어떤 실천을 행할 때에도 마음의 평화를 잃지 않아야 한다.

셋째 시대의 요구를 안아야 한다.불교의 깨달음은 현실의 고(苦)를 진단하고 해결해 나가는 것이다.환경운동,인권운동,평화운동,복지운동,교육운동,정신문명운동 등 삶과 사회의 각 분야의 고를 진단하고 무지를 타파하여,현실을 개선하는 실천운동이 되어야 한다.

넷째 시대의 한계를 넘는 새로운 인간상을 제시해야 한다.불교인의 사회운동은 사회적 모범을 보이는 수행자의 운동이 되어야 한다.자기변화와 세계변화라는 두가지 측면이 자기 삶 속에서 통일되는방향으로 나아가는 신문명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깨달은 분,붓다는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고 가르쳤다.이제 우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모든 인간이 평등함을 이 사회에 구체적으로 실현시켜야 한다.인류 공동의 선(善)인 평등이 실현되는 것이 정토세계(淨土世界)이다.그런 미래에 대한 비전을 불교인들이 제시해야 한다.수행은 현실을 바르게 인식하는 것이며 나와 세상을 함께 이롭게 하기 위한 것이다.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개개인이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깨달음의 삶이 필요하다.그리고 이러한 개인적 깨달음은 사회 속에 구현되어야 완성되는 것이다.

정리 김성호기자 kimus@
2003-07-22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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