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글로벌에 석유공급 재개 채권단과 감정대립속 협상

SK, 글로벌에 석유공급 재개 채권단과 감정대립속 협상

입력 2003-05-30 00:00
수정 2003-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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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되면 막가자는 거지요.’

SK와 채권단의 감정 싸움이 격화되고 있다.마치 ‘마주 보고 달리는 열차’처럼 정면대결 양상마저 엿보인다.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국민경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양측이 또다시 자리를 맞대고 앉았지만 냉기류는 여전하다.

●“이에는 이,칼에는 칼”

포문은 채권단이 먼저 열었다.채권단 관계자는 29일 “SK글로벌의 해외분식 4조원이 추가로 발견됐다.”면서 “관련 임직원들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추궁키로 했다.”고 말했다.반나절만에 철회되기는 했지만 최태원 SK㈜ 회장의 선고공판에 앞서 재판부에 SK측의 부도덕성을 부각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한다고도 덧붙였다.

계열사들에 대한 여신 압박도 한층 강화하고 있다.신규 여신은 물론 만기 도래한 대출금의 기한연장을 해주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SK글로벌 공동관리단을 통해 SK㈜에 지급해야 할 물품대금 지급도 한동안 중단했었다.

SK측도 지금까지의 조심스러운 자세에서 벗어나 채권단을 맹공격하기 시작했다.

SK글로벌정상화추진본부 이노종 전무는 이날 “채권단이 SK 계열사들에 가하고 있는 여신 압박은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라면서 “채권단은 이성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SK㈜도 물품대금 지급중단에 대응, 한때 SK글로벌에 대한 석유제품 공급을 중단했다.SK㈜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채권단이 석유제품 판매대금 지불 중단이라는 탈계약적이고 극단적인 방법까지 동원하고 있다.”고 채권단을 강력히 비난했다.

다행히 이날 오후 SK글로벌 채권단이 지급을 중단했던 석유제품 판매대금 300억여원을 지급,SK글로벌을 통해 석유제품을 공급받는 전국 3200여개 SK주유소에서의 ‘주유대란’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이번 사례에서 SK와 채권단의 ‘갈등의 골’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었다.

●“파국은 막아야”

이처럼 양측간 감정싸움이 끝갈데 없이 치닫고 있지만 물밑에서는 대화의 움직임이 엿보이고 있다.SK 이 전무는 “잠깐 동안의 냉각기를 가진 뒤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실무 차원에서는 이미 협상이 시작됐다.SK측의 요청으로 당장 출자전환 규모 등에 대한 재협상이 시작됐다.

채권단이 SK측의 부도덕성을 부각하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려던 계획을 일단 보류한 것도 이 때문이다.정부 일각에서 양쪽의 ‘원만한 타협’을 조정하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SK측이 여전히 SK㈜ 주주들의 반발과 경영진 및 사외이사들의 부담 등을 이유로 추가 출자전환에 난색을 보이고 있는데다 채권단도 국내 매출채권 1조원 전액 출자전환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타결 여부는 속단하기 어렵다.

박홍환 김유영기자
2003-05-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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