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군주론

[길섶에서] 군주론

우득정 기자 기자
입력 2003-05-22 00:00
수정 2003-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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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국시대 말기의 사상가 한비(韓非)는 ‘군주는 자신의 손에 생살여탈(生殺與奪)의 권력을 쥐어라.’라고 주장했다.한비에 따르면 군주는 사람을 믿으면 안 된다.신하의 충성심이란 것도 한꺼풀만 벗기면 욕심덩어리다.신하는 상을 탐하고 벌을 무서워하면서도 기회만 닿았다 하면 군주의 권력을 훔치려고 한다.따라서 군주는 신하의 이러한 욕심을 이용하여 마음먹은 대로 조종하고 활용하면 되는 것이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전 정권에서 ‘실세’로 군림했던 인물들이 사법처리의 도마에 오른다.검찰의 문턱을 오를 땐 “대가성 있는 돈은 한푼도 먹지 않았다.”고 장담하다가 문턱을 내려올 때면 한결같이 꿀먹은 벙어리가 된다.자신이 한때 모셨던 군주를 욕되게 함은 물론이다.

이들의 탐욕도 문제지만 신하를 믿고 권력을 훔치도록 방치한 당시 군주의 책임도 가볍지는 않을 것이다.‘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는 달갑지 않은 격언이 더 이상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득정 논설위원

2003-05-22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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