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상생으로 승화하는 5·18

[오늘의 눈] 상생으로 승화하는 5·18

남기창 기자 기자
입력 2003-05-16 00:00
수정 2003-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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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5·18국립묘역에 하얀 국화송이가 늘고 있다.뇌리에서 잊혀져 있다가도 장미가 울타리를 넘는 5월마다 묘역은 광주의 한(恨)을 가슴에 묻은 유족이나 시민들 곁으로 진행형으로 다가선다.

영령들이 가신 지 23년째인 올해 이곳 묘역은 절망과 한에서 상생의 장으로 승화하고 있다.15일 부산 출신 국회의원 10명이 영령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부산시의회 의장 등 시의원 10명도 동행했다.영·호남 지역갈등의 골이 파일 대로 파인 이후 영남쪽 의원들이 대거 참배하기는 처음이다.이들은 기념탑 참배 이후 묘역을 순례하고 유영봉안소(영정 384위 안치)를 찾았다.‘묘지참배’라는 추모사에서 “낡은 지역감정의 틀에서 벗어나 진정한 동·서 화합을 통해 21세기 화합의 새 조국을 만들자.”며 참배가 정권 차원이 아닌 순수한 마음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날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도 헌화했고 17일에는 민주당내 유력 대통령 주자였던 이모 의원도 묘지를 찾는다.이달 들어 이곳을 다녀간 국회의원만도 10여명이다.18일 기념식에는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여·야 정치인 40명 안팎이 참석한다.

신당 창당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고 있는 민주당도 묘역에서 모종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던 계획을 접었다고 한다.민주당 내 ‘열린개혁 포럼’의 ‘5·18 정신에 입각해 희생자 넋을 추모하고 그 뜻을 계승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해석될 만한 행사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존중키로 했다 한다.올 초에는 5공 때 경호실장을 지낸 장세동씨가 대선출마에 앞서 묘역을 찾아 용서를 빌었다.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도 대선을 앞두고 2번이나 묘역을 찾았다.

그동안 광주만의 아픔을 상징하던 5·18 국립묘지가 이제는 모든 이를 보듬어 안는 화해의 마당으로 자리잡고 있다.여·야 정치인들도 이번에 헌화하면서 다시 한번 국가의 백년대계를 다지는 각오를 추슬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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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창 전국부 기자kcnam@
2003-05-1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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