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희화화’ 시청자 비난 빗발 / K - 2TV ‘논쟁 버라이어티 당신의 결정’

‘고민 희화화’ 시청자 비난 빗발 / K - 2TV ‘논쟁 버라이어티 당신의 결정’

입력 2003-04-25 00:00
수정 2003-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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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일대의 선택을 연예인들에게 상담을 받아 몇 십분만에 결정한다?

지난 8일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된 KBS2 ‘논쟁 버라이어티 당신의 결정’(화 오후 11시5분)의 인터넷 게시판에 시청자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프로그램의 포맷이 ‘평범한 사람들의 고민을 토론을 통해 함께 고민해보겠다.’는 기획의도를 담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논쟁…’은 절박한 선택을 해야하는 한 의뢰인의 사연을 재연 드라마 형식으로 보여준 뒤,의뢰인이 출연해 패널 20명의 질문에 대답하고 토론을 거쳐 어느 한 쪽의 결정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문제는 ‘연예인 떼거지 출연’이라는 전형적인 오락적 틀로 고민을 희화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사안에 따라 전문가 2∼4명이 출연하지만,연예인과 다를 바 없는 발언권으로 토론을 이끌어가지 못하고 있다.게다가 연예인들은 ‘감놔라 대추놔라’는 식의 가벼운 의견을 내놓는 경우가 많아,시청자들은 “인기만 있으면 나와도 되는 건가.”“논쟁이 아니라 수다”라며 패널들의 자격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장난기 섞인 상담을 받은 뒤 바로 결정을 내리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지난 22일에는 ‘결혼을 앞둔 여자에게 새로운 사랑이 찾아왔을 때 어느 쪽을 택해야 할까?’라는 소재로 토론을 벌였다.“사랑에도 의리가 중요하다.”“마음이 떠났다면 성급한 결혼은 불행이 될 수 있다.”는 흔히 예상할 수 있는 의견이 잠깐 오간 뒤 의뢰인은 불과 10여분 만에 “옛 사랑을 선택한다.”는 결론을 냈다.

남녀문제에 한정된 소재도 문제.첫 회에서는 의붓아버지의 아들을 사랑하는 여자의 이야기를 다뤄 선정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시청자 이강호씨는 “살아가는데 남녀문제만 있겠느냐.”면서 “좁아지는 취업문이나 부모세대와의 갈등,가치관의 혼돈같은 문제 등도 다루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작진들도 고민은 있다.실제 녹화에서는 상담 1건당 1시간30분 정도가 진행되지만,방송에서는 재미있는 일부만 보여주다 보니 그런 문제가 드러난다는 것.권경일 PD는 “재미도 있어야 되고 논쟁의 흐름도 보여줘야 되니 어려움이 많다.”면서 “하지만 상담자들은 모두 상담 뒤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purple@
2003-04-25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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