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노란 리본

[씨줄날줄] 노란 리본

이창순 기자 기자
입력 2003-04-08 00:00
수정 2003-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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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리본’에는 애절한 사랑의 전설이 담겨 있다.‘고향의 오래된 참나무에 노란 리본을 달아주오’라는 유명한 팝송이 히트하며 노란 리본에 얽힌 감동적인 사랑의 이야기가 널리 알려졌다.이 노래는 3년만에 교도소에서 석방되어 고향으로 돌아가는 한 남자가 옛애인에게 아직도 자신을 사랑하면 고향에 있는 참나무에 노란 리본을 달아달라는 내용.‘토니 올란도 앤드 돈’이 1973년에 불러 빌보드 차트 1위까지 올랐다.영어제목은 ‘Ti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d oak tree’.

…난 도저히 내 눈을 믿을 수가 없군요/오,한 개도 아닌 100여개의 노란 리본이 고향의 그 오래된 참나무에 휘날리고 있으니 말이오….이 노랫말처럼 미국에 노란 리본이 휘날리고 있다.집 앞 나무나 우편함 등에 노란 리본을 달아 놓거나 가슴이나 모자·자동차에 달고 다니기도 한다.노란 리본에는 이라크 전쟁에 참전하고 있는 군인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간절한 소망이 담겨 있다.죽음의 전쟁터로 떠난 군인 가족의 애타는 가슴은 까맣게 타들어 간다.노란 리본은 그들에게작은 위로가 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라는 나라는 노란 리본을 ‘영웅 만들기’에 이용하고 있다.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인 조니 마이크 스팬이 2001년 11월 아프가니스탄 포로수용소 폭동 때 희생되자 미국 방송들은 노란 리본이 달린 그의 집을 보여주며 영웅담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부시 대통령은 “스팬의 죽음은 또 다른 영웅의 탄생”이라고 강조했다.이라크 전쟁에서 포로가 됐다 구출된 제시카 린치 여군 일병의 고향인 웨스트버지니아주 팔레스타인에서는 노란색 천이나 종이가 가게에서 동이 날 정도라고 한다.린치 일병은 미국의 전쟁 영웅이 됐다.

미국에서 전쟁영웅이 만들어지고 있을 때 이라크에서는 무고한 민간인들이 죽어갔다.미국에서는 지금도 노란 리본이 늘어나고 있다.그러나 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멈추지 않고 있다.노란 리본의 의미는 이라크인에게도 같을 텐데 말이다.노란색은 평화와 휴머니즘을 상징한다고 한다.평화와 휴머니즘은 미국인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이 소중하다.

이창순 논설위원 cslee@

2003-04-0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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