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청남대

[씨줄날줄] 청남대

김명서 기자 기자
입력 2003-03-07 00:00
수정 2003-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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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별장인 청남대가 개방된다.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개방될지는 미지수다.“주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언급만 나와 있는 상태다.노 대통령은 다만 휴가 때 청남대를 이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경비와 관리 문제 등으로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참여정부 출범 이후 두드러진 ‘격식파괴’의 성격이 짙다.

청남대 개방은 노 대통령의 선거 공약이다.그만큼 주변 주민들의 오랜 숙원이었다.청남대는 5공 때인 1983년 충북 청원군 문의면 대청호 주변에 세워졌다.대청댐이 건설된 지 2년만이다.그러면서 일대에 내려졌던 국민관광휴양지 지정 조치가 취소됐고,주변 전역은 상수도보호구역으로 묶였다.이에 따라 모든 개발행위가 금지됐다.고기잡이는커녕 배 한 척도 띄울 수 없었다.보상받은 것은 갖가지 통제와 간섭뿐이었다고 주민들은 호소해 왔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대선과정에서 청남대 개방을 약속했지만 보호지역을 반경 4㎞에서 500m로 줄이는 데 그쳤다.대통령이 이용하는 한 경호 등 문제때문에 완전 개방은 어렵다는 것이 당시 경호실의 설명이었다.따라서 노 대통령이 지시한 청남대 개방조치도 주민들이 주변 환경과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토록 허용하는 수준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좋은 시설을 대통령이 1년에 고작 한두 차례만 이용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미국의 캠프데이비드나 러시아의 소치 별장처럼 대통령의 주말 휴양지로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만하다고 본다.대통령에게도 스트레스 해소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어느 전직 대통령은 청와대 생활을 감옥에 비유하기도 했다.갇혀 지내자니 갑갑하다는 뜻이다.가장 애국자는 대통령이라는 우스갯말도 있다.자나 깨나 나라 걱정만 하기 때문이란다.문민 정부 시절 한 고위 관계자는 이른바 ‘안가’를 완전히 철폐한 것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큰 실수 중의 하나라고 지적했다.10여개 안가 중 하나라도 남겨두었더라면 휴식 공간으로 활용했을 것이고,그랬더라면 국정을 보다 꼼꼼히 챙겨 낭패를 줄였을 것이라는 주장이다.대통령이 짜증을 내면 나라도 피곤해지기 십상이라고 한다.주말에 청남대에서 식구들과 어울리고 외국 정상을 만나는 대통령의 모습도 괜찮을 듯싶다.

김명서 논설위원

mouth@
2003-03-0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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