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형 칼럼] 기자실과 오십세주

[이경형 칼럼] 기자실과 오십세주

이경형 기자 기자
입력 2003-03-06 00:00
수정 2003-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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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 워싱턴 특파원으로 부임했을 때다.전임자의 백악관 출입증 반납과 함께 신청 서류를 낸 지 한달 여만에 출입증을 교부받았다.다시 의회 출입증을 받기 위해 신청서를 내러 갔다.한국처럼 국회 사무처 소속 한 부서이겠지 하고 찾아 갔지만 그곳은 의외로 ‘상원 기자실’(Senate Gallery)이었다.상원 본회의장 맨 위층인 3층의 좁은 회랑 같은 곳이었다.출입증 발급자는 기자들에 의해 선출되는 상원기자실 대표였다.

미 국무부·국방부 출입증은 일정 기간 출입 실적이 쌓이지 않으면 발급되지 않는다.그래서 매일 출입이 어려울 경우 의회 출입증을 제시하면 1일 패스를 즉석에서 발급해준다.미 행정부 거의 모든 부처는 기자 신분만 확인되면 브리핑 룸에 들어가도록 하는 것이다.

청와대 출입을 했을 때는 출입증을 받기까지 2개월쯤 걸렸던 것 같다.당시 청와대는 해당 언론사로부터 복수 후보를 신청받아 ‘사돈의 팔촌’까지 신원조회를 한 뒤 출입증을 주었다.청와대출입증을 받기가 백악관 출입증보다 훨씬 까다로웠던 셈이다.

노무현 대통령의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 청와대 출입제도가 크게 바뀌고 있다.기자 출입을 기존의 신문·방송뿐만 아니라 잡지,인터넷 신문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전 매체에 개방하고,철저한 브리핑 제도를 도입한다는 것이다.

언론자유가 정착된 미국의 브리핑 제도에 비추어 이 같은 방향은 바람직하고,또 그렇게 가야 한다.한국 언론의 출입처 기자실의 폐쇄성 등은 문제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2년전 인천공항 기자실 간사가 취재차 들렀던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기자를 쫓아낸 사건은 출입기자단-기자실의 폐쇄성이 낳은 사례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기자실 브리핑제도를 활성화하는 대신 수석비서관 등에 대한 개별 취재는 되도록 제한한다.대변인실을 통해 면담을 미리 약속해야 하고,이 경우에도 기자들이 비서관 방으로 가지 않고 해당 비서관이 기자실로 와서 취재에 응하도록 한다.마치 병영에 가서 면회하는 형식이니 취재원과 기자의 만남이 감시를 받는 것과 다름없다.

벌써부터 기자들 사이에는 “청와대 출입기자가 아니라 춘추관 출입기자로 전락했다.”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오고 있다.웃어 넘길 일이 아니다.일반 방문객은 면회 신청해서 비서관들을 만나는데 정작 출입기자는 춘추관 밖을 떠나지 못하게 됐으니 그 말도 나올 만하다.

노 대통령은 취임 직전 비서관들과 워크숍을 한 뒤 포장마차에서 뒤풀이를 하면서 “기자들에게 술 사주고 하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며 권언(權言)유착의 청산을 강조했다고 했다.그러면서도 “기자들과 꼭 양주를 먹어야 하느냐,소주를 마시면 안 되느냐.”고 했고,이에 한 참석자가 “오십세주(소주와 백세주를 섞어 소주보다는 값이 조금 비싸다.)는 안 되느냐?”고 하자 “괜찮겠지.”라고 했다고 한다.

마치 노 대통령의 ‘대 언론 가이드 라인’을 시사하는 것 같다.기자들과 취재원 간에는 ‘가까워도 멀어도 안된다.’는 금언이 있다.그래서 밥을 먹어도 늘 긴장감이 감돌기 마련이다.취재원들은 취재에 응하면서 정책의 문제점을 새삼 깨닫기도 하고,기자들은 깊이 있는 취재를 통해 정책입안의 배경을 이해하면서 당초의 기사 방향을 전면 수정하기도 한다.

노 대통령의언론 인식이 예사롭지 않은 것 같다.보기에 따라서는 편견이나 분노가 숨겨져 있는 것처럼 비치기도 한다.조간신문 가판 구독 금지 등에서 특히 두드러진다.국무회의 대화내용의 공개 검토 등도 좋지만 토론 문화를 뿌리내리게 하려면 기자들의 취재 활동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그들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최일선에서 뛰어야 하는 직업인들이기 때문이다.청와대기자실의 운영 모델이 일반 부처 기자실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면 기자들의 취재 활동은 분명 위축될 것이다.

임규호 서울시의원 “면목역 모아타운 사업시행인가 확정… 최고 37층·959세대 탈바꿈”

중랑구 면목동 모아타운 시범사업지에 속한 면목역 1·2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이 관리처분계획을 포함한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마쳤다. 이번 사업으로 면목동 236-6 일대의 1구역과 1251-4 일대의 2구역 일대에 최고 지상 37층, 총 959세대 규모의 신축 주거단지가 들어설 예정다.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관련 부서 협의와 주민공람 등을 거쳐 확정된 이번 인가에 따라 차후 이주 준비 절차에 들어선다. 임규호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 중랑2)은 “중랑구와 서울시의 협업을 통해 통합심의를 거치며 용도지역 상향과 세입자 손실보상에 연계한 용적률 완화를 일궈냈다”고 밝혔다. 정비구역 안에는 스터디카페와 북카페를 비롯해 문화센터, 키즈카페, 실내체육시설, 돌봄지원센터 등의 주민공동시설이 조성된다. 이와 함께 주변 도로망을 확충하고 보행환경을 쾌적하게 개선하는 사업도 병행 추진된다. 임 의원은 “면목역 일대 모아타운 정비사업을 통해 노후 주거지의 재탄생이 이뤄지고 있다”며, 차후 주민들께서 안정적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이주비 대출 이자 완화 등 정책 보완을 통해 정비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필요한 행정 지원을 뒷받침하겠다”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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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실장 khlee@
2003-03-0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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