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유권자에게 필요한 지혜

[열린세상] 유권자에게 필요한 지혜

나은영 기자 기자
입력 2002-12-11 00:00
수정 2002-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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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전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불과 일주일 남짓 지나면 21세기 들어 처음으로 대통령을 뽑는 날이다.지금 유권자들의 지혜가 가장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잘못된 사회를 바로잡을 수 있는 힘은 후보자가 아닌 유권자에게 있기 때문이다.먼저 부정적 정치광고에 속지 않아야 하고,사실과 추측을 혼동하지 말아야 하며,지역감정을 유발시키려는 전략에 넘어가지 않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를 헐뜯는’ 전략에 속아 넘어가지 않는 일이다.현재 각종 신문과 TV에 후보들의 광고가 나오고 TV토론도 진행되고 있다.그 안의 메시지들을 잘 살펴 어느 쪽이 상대를 비방하는 데 더 열을 올리고 있는지를 잘 파악하고,그쪽에 표를 던지지 말아야 한다.다행히 흑색선전과 폭로전을 중단하자는 선언이 나오고,네거티브 전략이 표를 얻는 데 효과적이지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각 후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둔 긍정적 메시지보다 상대를 비방하는 부정적 메시지를 더 많이 생산해 낸다면,이것은 유권자들을무시하는 처사다.이제 유권자들은부정적 정치광고에 식상해 있다.긍정적인비전을 갈망하고 있다.이러한 유권자들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폭로전에 열을 올린다면,그쪽이 반드시 패배한다는 사실을 유권자들이 일깨워 주어야 한다.

지금 과열돼 있는 선거 입후보 당사자들에게 네거티브 전략을 멈추라고 해보아야 먹혀들지 않을 것은 뻔하다.이런 상황에서 가장 현명한 것은 우리 유권자들이 그런 전략에 넘어가지 않는 것이다.네거티브 전략을 사용하는 후보가 아닌,긍정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자.누가 폭로전에 덜의존하는지를 살펴보고 그 쪽에 표를 던지는 것이 깨끗한 선거를 앞당기는지름길이다.그 다음 우리 유권자들은 각 진영의 발언에서 사실과 추측을 혼동하지 않도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각 후보 진영에서는 불필요한,혹은부정확한 추측을 유발할 수 있는 발언을 삼가야 한다.적극적인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중요한 점은 유권자에게 ‘잘못된 추측’을 유발시키는 말을 하는 것도 소극적 거짓말에 속한다는 점이다.

선거운동 기간중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못하도록 돼 있지만,어떤 식으로든 여론조사 결과를 접할 때에도 겉에 보이는 숫자의 이면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한가지 예로,일부 여론조사 기관이나 언론사가 지지율과 함께 제시하는 당선 가능성이란 실제로는 ‘당선 가능성에 대한 유권자들의 추측’이지 실제 당선 가능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실제 당선 가능성은 유권자들의지지율로 결정되기 때문이다.유권자 전체를 대표하도록 표본을 잘 뽑았다면,예컨대 전화가 없는 사람이나 시골의 오지에 사는 할아버지·할머니들도 표집될 확률이 모두 같도록 잘 뽑았다면,지지율과 당선 가능성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야 정상이다.‘당선 가능성에 대한 유권자들의 추측’에는 자신의의견뿐만 아니라 ‘타인의 의견에 대한 지각’이 포함되고,이것은 정확하지않을 때가 많다.

끝으로 지역감정을 유발시키려고 하는 전략에 절대로 넘어가서는 안된다.사람들은 집단 정체감이 뚜렷이 부각되는 상황에서는 실제보다 자기 집단의 의견을 더 극단적인 쪽으로 지각하는 경향이 있다.즉 실제로는 영호남 주민들이 출신지역을 그리 큰 변수로 생각하고 있지 않은데도 자꾸 특정 후보 진영에서 지역 변수를 강조하거나 전략적으로 어떤 지역에서 푸대접받은 것처럼조작한다면,사람들은 자기 집단의 의견을 실제보다 더 과장되게 ‘잘못’ 지각하고,그 결과 두 집단 간의 양극화가 발생한다.언론기관에서 어떤 두 집단 간의 갈등을 강조해 보도해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타난다.

지역감정에 의존해 당선되려고 하는 사람은 진정 국가를 위하는 후보가 아니다.진정 국가를 위할 수 있는 대통령은 오직 자신의 당선만을 위해 망국병인 지역감정을 건드리지 않는다.우리 유권자들은 이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그리고 투표로써 보여 주어야 한다.

나은영 서강대 신문방송학 교수
2002-12-1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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