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길섶에서] 해어화

[2002 길섶에서] 해어화

우득정 기자 기자
입력 2002-10-30 00:00
수정 2002-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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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초여름 당나라의 현종은 양귀비와 문무백관을 거느리고 연꽃을 감상하러 태액지(太液池)를 찾았다.현종의 눈에는 눈부시게 피어난 연꽃도 양귀비의 아름다움에는 미치지 못했다.현종은 신하들을 둘러보며 “여기 있는 연꽃도 해어화(解語花)보다는 아름답지 않구나.”라고 말했다.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했던 신하들은 이내 그 뜻을 알아차리고 “지당하신 말씀”이라고 일제히 합창했다.‘말을 알아듣는 꽃’ 해어화는 양귀비를 지칭한 것이었다.

훗날 당나라 쇠락의 원인이 됐다는 이유로 망국화(亡國花)가 된 해어화는 기생을 가리키는 말이 됐다.

서울예술단이 11월1∼3일 한전아츠풀센터에서 가무악극 ‘해어화’를 무대에 올린다고 한다.한 여인이 기녀에 입문한 뒤 한량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빠졌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까지의 애절한 사연을 검무,장고춤,한량무 등으로 엮었다는 것이다.

해어화의 슬픈 이슬 머금은 이야기에 귀기울이며 예년보다 한달 먼저 찾아온 초겨울 한기를 떨쳐버리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우득정 논설위원

2002-10-3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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