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도발 경고 묵살설 쟁점/ ‘15글자’에 도발징후 정말 있었나

北도발 경고 묵살설 쟁점/ ‘15글자’에 도발징후 정말 있었나

오석영 기자 기자
입력 2002-10-08 00:00
수정 2002-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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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교전 조짐 묵살 의혹과 관련,김동신(金東信) 전 국방장관,정형진(丁亨鎭·육군 준장) 정보융합처장,5679부대 한철용(韓哲鏞·육군 소장) 부대장의 주장은 몇 가지 부분에서 크게 어긋난다.이에 따라 이번 군 수뇌부 묵살 의혹을 둘러싸고 밝혀져야 할 의문점들은 다음과 같이 좁혀지고 있다.

첫째,김 전 장관이 6월13일 작성된 5679부대 보고서 중 북측 도발을 경고하는 내용을 삭제하도록 직접 지시를 내렸는지 여부다.

김 전 장관은 “정형진 정보융합처장이 단순침범 가능성 등 4가지 가능성을 보고,확실하게 정리해 다시 보고할 것을 지시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정형진 처장도 지난 4일 국감에서 이같이 밝혔다.그러나 한 소장은 “김 전 장관이 정형진 처장에게 직접 5679부대 감청보고 일부를 삭제할 것을 지시했다.”며,7월18일에 쓰여진 5679부대 윤영삼 대령의 경위서를 언론에 공개했다.

한 소장에 따르면,5679부대는 보고서에서 이틀 연속된 북 경비정의 북방한계선(NLL) 침범 의도에 대해 ▲북한 해군의 전투검열 판정 ▲월드컵 및 국회의원 재·보선과 관련한 한국내 긴장고조 ▲우리 해군작전활동 탐지 등 3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김 전 장관이 이 가운데 두번째,세번째 항목을 삭제할 것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윤 대령은 “경위서가 거짓은 아니지만 한 소장의 지시에 따라 작성된 것”이라고 밝혀,경위서가 한 소장 주장의 결정적 증거가 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또한 경위서가 작성된 7월18일에 사흘 앞서 기무사로부터 정보지원문제로 조사를 받아,신변의 위협을 느낀 한 소장이 미리 윤 대령에게 경위서를 작성하도록 시켰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둘째,5679부대가 6월27일 포착해 보고한 내용이 확실한 북측 도발을 예고하는 것이었는지 여부다.

5679부대가 이날 포착한 북측 교신은 세가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한 소장은 “이 가운데 북측 무력도발을 결정적으로 암시하는 감청내용을 정보융합처에 보고했으나 묵살됐다.”고 주장했다.그러나 국방부와 기무사는 “오히려 한 소장이 보고하지 않은 나머지 감청내용이 북측 도발을 예고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셋째,6월13일자보고서를 받은 김 전 장관이 정형진 처장에게 보고내용을 정리할 것을 지시한 진짜 이유이다.

국방부 정보융합처는 각 부대에서 보고된 정보를 말 그대로 ‘융합’해 중요내용만 국방장관에게 보고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정형진 처장이 5679부대 보고내용을 김 전 장관에게 올리기로 판단할 데는 중요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따라서 김 전 장관이 정 처장에게 보고내용을 정리할 것을 지시한 경위를 해명할 수 있으려면 더욱 설득력있는 이유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 소장은 이날 언론에 공개한 비망록에서도 “정보본부가 국방부 공식입장과는 달리 서해교전 닷새 뒤인 7월4일 ‘서해교전은 경비정의 우발적인 단독범행’이라고 주장,미군측과 마찰을 빚었다.”고 밝혔다.그는 특히 “정보본부가 이같은 주장을 계속 하기에 추가적 자료 2건을 갖고 반박했더니 (정보본부장이)버럭 화를 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국방부는 서해교전 당일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의도적인 도발”이라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었다.

오석영기자 palbati@
2002-10-0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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