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수도권 정책의 새로운 구상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수도권 정책의 새로운 구상

손학규 기자 기자
입력 2002-09-07 00:00
수정 2002-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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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은 서울시와 경기도에 모여 살고 있다.그동안 정부는 수도권의 주택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평촌·산본·분당 등 신도시를 조성했고,그밖에도 20만평에서 30만평 정도의 소규모 택지개발 사업을 경기도 전역에서 추진하고 있다.그러나 이 작은 규모의 택지개발은 교통·교육·환경·문화 등에 대한 고려를 할 수 없어 과거 20년 동안 경기도를 난(亂)개발로 황폐화시킨 원인이 되었다.

택지개발을 하지 않는다면 모를까 정부가 앞으로도 수도권의 주택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경기도에서 택지개발을 해야 한다면 새로운 구상과 전략을 갖고 추진해야 할 것이다.

첫째,최소한 향후 20년을 내다본 큰 밑그림을 그린 후 그 틀 안에서 택지개발을 해야 한다.장기 계획없는 택지개발은 또 다른 난개발을 불러 올 것이고,대한민국의 수도권을 경쟁력 없는 지역으로 전락시킬 것이다.

둘째,그 밑그림에는 21세기에 대한민국이 무한경쟁의 세계에서 선진국의 도시권과 경쟁할 수 있는 도시기능이 반영되어야 한다.

즉 21세기 지식기반산업이 중심이 된금융 및 서비스산업,물류와 국제비즈니스의 중심이 되는 국가목표를 구현하기 위한 도시적 기능이 반영되어야 한다는 말이다.이러한 기능은 택지개발 이후 그 지역에 살 사람들에게 일터를 제공할 것이다.바꿔 말하자면 그동안 신도시를 개발할 때마다 외쳤던 도시의 자족기능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셋째,잡을 수 없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는 정책은 포기해야 한다.수도권 집중 억제정책은 서울 강남을 비롯한 수도권의 집 값을 상승시켰다.집 값 상승은 그간 추진되었던 수도권 과밀억제정책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주택공급정책을 비롯한 수도권 주택가격 안정을 위한 정책과 수도권 과밀억제정책은 동시에 잡을 수 없는 두 마리 토끼인 셈이다.따라서 이제는 집값 상승을 용인하든지,수도권 과밀억제정책을 포기하든지 선택을 해야 한다.

21세기가 시작되었다.향후 20년은 대한민국이 세계의 중심국가로 나갈 수있는 수도권의 공간계획을 새로 마련할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과거 20년의 수도권정책을 앞으로도 유지한다면 그 기회를 그르칠 것이다.수도권의 미래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결정될 중요한 시기에 이제는 과거의 틀을 거두어 내고 새로운 발상으로 준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뜻에서 경기도는 ‘대도시권 성장관리방안’을 새롭게 제안한다.수도권의 난개발을 막고 계획적인 개발을 위한 방안이 되어야 하고,향후 도시의 성장수요를 계획적으로 담아낼 도시권역을 설정하여 직장과 교육·교통이 완비된 완벽한 자족성을 갖는 도시를 만들자는 것이다.이 방안만이 대한민국이 경쟁력을 가지고 세계의 중심국가로 우뚝 설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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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경기도 지사
2002-09-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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