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스키·영어연수…해외로 해외로, 호화 어린이캠프 성업

승마·스키·영어연수…해외로 해외로, 호화 어린이캠프 성업

입력 2002-07-19 00:00
수정 2002-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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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을 맞아 고액 어린이 영어캠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부 부유층 학부모들은 참가비만 수백만원에 이르는 호화판 캠프에 자녀들을 경쟁적으로 보내고 있다.이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는 위화감이 조성되기도 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빚을 내 자녀를 캠프에 보내는 학부모들도 적지 않다.

일부 업체들은 영어연수를 빙자해 관광을 시키거나 월드컵 붐에 편승해 축구 프로그램을 끼워 파는 등 얄팍한 상혼으로 특수를 누리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여름 초등학생 해외 캠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은 전국 500여곳에 이른다.어린이 영어학원과 유학원은 말할 것도 없고 인터넷 유학·연수 알선업체들도 앞다투어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해외 캠프를 전문으로 하는 서울 강남의 K유학원은 10∼12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742만원짜리 ‘어린이 영국 문화체험 캠프’를 마련했다.오는 22일부터 20일 동안 옥스퍼드 등을 돌며 영어 수업을 받고 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짜여져 있다.일정의 절반 이상이 관광,보트타기,승마,아이스 스케이팅,쇼핑 등으로 ‘호화판 여행’이란 비난을 사고 있지만,이미 70여명의 회원이 몰렸다.

강남 C유학원은 “축구의 본고장인 영국의 프리미어리그를 돌며 축구와 영어를 동시에 배운다.”며 ‘축구·영어 캠프’ 상품을 내놓았다.3주 동안 머물면서 오전에는 영어를 공부하고,오후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유명 프로축구단 연습장을 견학한다.참가비만 400여만원인 이 캠프에는 벌써 수십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인터넷을 통해 연수와 캠프를 알선하는 I·K사도 각각 390만원,600만원의 참가비를 받고 해외에서 수영·댄스 등을 배우는 ‘여름방학 특별 캠프’회원을 뽑고 있다.

서울 강남 지역에서는 겨울방학 해외캠프 상품까지 마감되는 과열 현상을 빚고 있다.강남의 Y유학원이 올 겨울방학을 대비해 이달 초 내놓은 500여만원짜리 ‘캐나다 스노보드와 스키,영어 캠프’프로그램에는 순식간에 100여명이 몰려 정원을 채웠다.

어린이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알선 업체들의 소홀한 준비와 허위·과장광고에 따른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는 올 상반기에만 초등생 해외 캠프에 관련된 피해사례가 34건이나 접수됐다.이달 들어서는 벌써 7건이나 발생했다.“영어연수 등을 내세운 광고와는 달리 단순 관광으로 일관해 돈만 날렸다.”는 불만이 대부분이다.

지난 겨울방학 초등학생인 두 자녀를 해외 영어 캠프에 참가시켰다는 주부 김모(42·서울 강남구 대치동)씨는 “가격에 비해 교육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이들이 소외될 것이 두려워 이번에도 캠프에 보내기로 했다.”면서 “카드 빚 등을 보태 참가비를 마련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서초강남교육시민모임 서정원(47) 부회장은 “학부모들의 막연한 과시욕이 호화·사치성 해외 캠프를 부추기고 있다.”면서 “사전에 캠프의 프로그램과 실상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영표기자 tomcat@
2002-07-1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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