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6·29교전사태’에 대해 국민들은 “왜 그렇게 우리측 피해가 컸나.”라는 궁금증을 갖게 된다.북한 경비정 2척에 대해 우리측은 고속정 및 초계정 8척이 맞서 전력적으로 우세했으나 사상자가 24명이나 발생했고 고속정 1척이 침몰했기 때문이다.
사건발생 이틀째인 30일 침몰된 참수리 327호의 생존 수병들의 증언과 교전에 참가한 다른 함정 지휘관들의 상황보고를 분석한 결과 북한 해군의 교전의도와 전투 의지는 명백했으나 이에 대한 우리 군과 정부의 대응은 매우 안일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의 사전 경고 무시- 중국의 대규모 선단은 자국의 근해가 오염돼 어족이 고갈되자 북방한계선(NLL)을 중심으로 남북 해역으로 이동해 불법조업을 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연평도보다 꽃게의 황금어장인 북한의 등산곶 근해는 중국 선단의 불법침입이 잦은 곳이었다.이 때문에 중국 선단은 이를 막는 북한 경비정들에 쫓겨 NLL 남쪽으로 도주해 내려오는 일도 자주 발생했다.
특히 북한 경비정들은 중국 선단을 추적하며 조준사격에 가까운 위협사격 및포격을 하는 사례가 우리측에서도 자주 목격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정보관계자에 따르면 6월 들어서만도 북한 경비정들은 5∼6차례에 걸쳐 중국 선단을 향해 총·포격을 감행했다는 것이다.
즉 북측의 총·포격 행위는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측에도 위협적인 도발행위로 간주할 수 있었다.이 때문에 정부가 대북 채널을 통해 이에 대한 우려를 전달할 수 있었다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해석이다.
-NLL 침범에 대한 안일한 대응- 국방부는 최근 북한 어선과 경비정의 NLL 침범 현황에 대한 브리핑을 통해 ▲NLL 침범 횟수가 예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줄었다 ▲우리 고속정이 침범 선박에 다가가 퇴거 경고를 하면 두말없이 되돌아가는 등 안보에 위협적인 요소는 전혀 없다 ▲북측이 최근 NLL 북측 경계선에 대한 경비를 강화하는 등 협조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이날 북측의 전화통지문에서 밝혀졌듯이 북측은 과거 유엔이 임의로 설정한 NLL을 무시하고 언제든지 남쪽으로 내려올 수도 있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군과정부 관계자들은 “북측이 월드컵 경기기간에는 꽃게잡이 조업을 중단시키는 등 우리측에 우호적”이라고 말할 정도로 북측이 갖고 있던 불만을 감지하지 못했다.
북측이 새삼 NLL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은 여러 원인이 있겠으나 좁은 어장을 놓고 남북한과 중국 등 3개국의 다툼이 심화됐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북측의 준비된 포격- 북측은 이번 교전의 근본적인 문제가 NLL의 부당성에서 비롯됐다고 스스로 밝혔기 때문에 북한군은 도발 의도를 갖고 NLL을 침범,전투를 벌였다는 정황이 더욱 분명해진다.더욱이 인양도중 침몰한 우리측 참수리 357호 고속정에 접근하는 방식은 처음부터 철저한 전투대형이었다.(그림 참조)
북측 경비정 1척은 평소보다 빠른 속도로 남쪽으로 직선 항해,고속정 편대(2척)에 접근했다.우리 고속정 2척은 경비정의 남하를 막기 위해 함정을 가로로 운항했다.어느 정도 가까운 거리에 이르자 고속정 2척 가운데 선두함이던 참수리 358호를 그대로 통과시킨 뒤 선수를 돌려 뒤를 따르던 참수리 357호와 나란히 운항했다.보다 소형인우리 고속정은 정면에서 공격하는 함정이지만 중형인 북측 경비정은 함정의 측면에서 함포사격을 하는 것이 용이하다.즉 북측은 신속하게 전투대형을 갖춘 것이다.후미 함정을 노린 것은 선두함을 공격할 경우 후미함이 반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피한 것으로 해군은 분석했다.
북측경비정은 450m 거리에서 85㎜ 함포의 첫 발을 참수리 357호의 지휘탑인 조타실에 명중시켰고 곧이어 두번째,세번째 포격으로 기관실과 함미(艦尾)지휘부를 파괴했다.즉 순식간에 함정의 기능을 마비시킨 것이다.
-초기 교전 대응 미비- 북측의 경비정이 NLL을 넘은 다음부터 첫 포격이 이뤄질 때까지 24분의 시간이 있었다.24분동안 북측 경비정은 고속으로 기동하며 남하,전투대형을 갖춘 뒤 망설임없이 포격을 했다.우리 고속정 편대는 평소와 다른 그들의 이례적인 기동에 대해 이전처럼 배를 가로로 운항했을 뿐이다.다시 말해 적함으로부터 포격을 당하기 좋은 위치로 운항한 것이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교전에 참가했던 참수리 358호 승조원의 말을 빌려 “순간적으로 이상하다는 느낌은 받았으나 설마하고 여겼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아울러 “24분이라는 시간은 고속정으로서는 충분히 회피기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날 북측의 경비정 2척은 ‘SO1급’중무장 함정이었으며 평소 이 지역을 담당하는,보다 작고 무장이 적은 ‘청진함급’이 아니었다는 사실도 간과하고 말았다.
합참 관계자는 “주로 청진함급이 NLL 주변을 경비하지만 SO1급도 간혹 관측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사건발생 이틀째인 30일 침몰된 참수리 327호의 생존 수병들의 증언과 교전에 참가한 다른 함정 지휘관들의 상황보고를 분석한 결과 북한 해군의 교전의도와 전투 의지는 명백했으나 이에 대한 우리 군과 정부의 대응은 매우 안일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의 사전 경고 무시- 중국의 대규모 선단은 자국의 근해가 오염돼 어족이 고갈되자 북방한계선(NLL)을 중심으로 남북 해역으로 이동해 불법조업을 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연평도보다 꽃게의 황금어장인 북한의 등산곶 근해는 중국 선단의 불법침입이 잦은 곳이었다.이 때문에 중국 선단은 이를 막는 북한 경비정들에 쫓겨 NLL 남쪽으로 도주해 내려오는 일도 자주 발생했다.
특히 북한 경비정들은 중국 선단을 추적하며 조준사격에 가까운 위협사격 및포격을 하는 사례가 우리측에서도 자주 목격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정보관계자에 따르면 6월 들어서만도 북한 경비정들은 5∼6차례에 걸쳐 중국 선단을 향해 총·포격을 감행했다는 것이다.
즉 북측의 총·포격 행위는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측에도 위협적인 도발행위로 간주할 수 있었다.이 때문에 정부가 대북 채널을 통해 이에 대한 우려를 전달할 수 있었다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해석이다.
-NLL 침범에 대한 안일한 대응- 국방부는 최근 북한 어선과 경비정의 NLL 침범 현황에 대한 브리핑을 통해 ▲NLL 침범 횟수가 예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줄었다 ▲우리 고속정이 침범 선박에 다가가 퇴거 경고를 하면 두말없이 되돌아가는 등 안보에 위협적인 요소는 전혀 없다 ▲북측이 최근 NLL 북측 경계선에 대한 경비를 강화하는 등 협조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이날 북측의 전화통지문에서 밝혀졌듯이 북측은 과거 유엔이 임의로 설정한 NLL을 무시하고 언제든지 남쪽으로 내려올 수도 있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군과정부 관계자들은 “북측이 월드컵 경기기간에는 꽃게잡이 조업을 중단시키는 등 우리측에 우호적”이라고 말할 정도로 북측이 갖고 있던 불만을 감지하지 못했다.
북측이 새삼 NLL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은 여러 원인이 있겠으나 좁은 어장을 놓고 남북한과 중국 등 3개국의 다툼이 심화됐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북측의 준비된 포격- 북측은 이번 교전의 근본적인 문제가 NLL의 부당성에서 비롯됐다고 스스로 밝혔기 때문에 북한군은 도발 의도를 갖고 NLL을 침범,전투를 벌였다는 정황이 더욱 분명해진다.더욱이 인양도중 침몰한 우리측 참수리 357호 고속정에 접근하는 방식은 처음부터 철저한 전투대형이었다.(그림 참조)
북측 경비정 1척은 평소보다 빠른 속도로 남쪽으로 직선 항해,고속정 편대(2척)에 접근했다.우리 고속정 2척은 경비정의 남하를 막기 위해 함정을 가로로 운항했다.어느 정도 가까운 거리에 이르자 고속정 2척 가운데 선두함이던 참수리 358호를 그대로 통과시킨 뒤 선수를 돌려 뒤를 따르던 참수리 357호와 나란히 운항했다.보다 소형인우리 고속정은 정면에서 공격하는 함정이지만 중형인 북측 경비정은 함정의 측면에서 함포사격을 하는 것이 용이하다.즉 북측은 신속하게 전투대형을 갖춘 것이다.후미 함정을 노린 것은 선두함을 공격할 경우 후미함이 반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피한 것으로 해군은 분석했다.
북측경비정은 450m 거리에서 85㎜ 함포의 첫 발을 참수리 357호의 지휘탑인 조타실에 명중시켰고 곧이어 두번째,세번째 포격으로 기관실과 함미(艦尾)지휘부를 파괴했다.즉 순식간에 함정의 기능을 마비시킨 것이다.
-초기 교전 대응 미비- 북측의 경비정이 NLL을 넘은 다음부터 첫 포격이 이뤄질 때까지 24분의 시간이 있었다.24분동안 북측 경비정은 고속으로 기동하며 남하,전투대형을 갖춘 뒤 망설임없이 포격을 했다.우리 고속정 편대는 평소와 다른 그들의 이례적인 기동에 대해 이전처럼 배를 가로로 운항했을 뿐이다.다시 말해 적함으로부터 포격을 당하기 좋은 위치로 운항한 것이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교전에 참가했던 참수리 358호 승조원의 말을 빌려 “순간적으로 이상하다는 느낌은 받았으나 설마하고 여겼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아울러 “24분이라는 시간은 고속정으로서는 충분히 회피기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날 북측의 경비정 2척은 ‘SO1급’중무장 함정이었으며 평소 이 지역을 담당하는,보다 작고 무장이 적은 ‘청진함급’이 아니었다는 사실도 간과하고 말았다.
합참 관계자는 “주로 청진함급이 NLL 주변을 경비하지만 SO1급도 간혹 관측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2002-07-0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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