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스타워즈 에피소드2

영화/스타워즈 에피소드2

김소연 기자 기자
입력 2002-06-21 00:00
수정 2002-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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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에피소드2-클론의 습격’(Star Wars:EpisodeⅡ-Attack of Clones)이 새달 3일 드디어 국내 관객에게 전모를 드러낸다.1편에서 10년이 흘러 애너킨은 제다이 기사로,아미달라는 의회의원으로 성장했다.분리주의 세력과 공화국 사이의 전투에 비극적 사랑을 버무린 이번 작품에 대한 관객 반응은 기대에 못 미치는 편.미국에서는 2주간 흥행 정상을 차지했으나 지난 주말 5위로 내려갔다.어떤 점이 재미있고 뭐가 문제였는지 집중 분석해 본다.

■이래서 재미있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팬이라면,다가올 미래를 아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은밀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특히 애너킨(헤이든 크리스텐슨)이 악의 화신으로 거듭나게 될 서막을 엿보는 것은 흥미롭다.

현상금 사냥꾼 보바 펫의 어린 시절 모습을 마주할 때의 설렘,클론 부대가 제다이 기사들을 도와 싸우는 장면이 주는 아이러니,클래식 3부작의 중심 캐릭터인 제국병사들의 초기형태인 클론 부대가 제조되는 장면을 목격할 때의 섬뜩함 등도 스타워즈 마니아만이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다.

클래식 3부작의 두번째 에피소드 ‘제국의 역습’과 비교하면서 보는 것도 재미있다.오비완(이완 맥그리거)의 활약과 애너킨·아미달라(나탈리 포트만)의 사랑이,‘제국의 역습’에서의 루크의 수련과 한 솔로·레아공주의 로맨스라는 두 개의 축을 대위법적으로 따라간다.

뭐니뭐니해도 특수효과를 이용한 화려한 볼거리는 ‘에피소드2’의 최대 장점.공중 자동차 추격신,유성 사이를 아슬아슬 통과하는 우주선 추격전 등 거대한 스케일과 사실적 표현은 입이 딱 벌어질 정도다.요다가 방안을 가득 채운 행성들을 보여주는 장면,클론을 만들어 내는 장소인 비내리는 행성의 모습 등 환상적인 장면은테크놀로지와 상상력의 행복한 결합을 보여준다.다양한 캐릭터와 혼성모방적인 미래도시 모습도 매력적이다.첫 장면에 나오는 애너킨과 암살자들의 추격 신이 벌어지는 곳은 ‘블레이드 러너’의 화려하지만 어둠이 깃든 도시를 빼닮았다.애너킨과 아미달라의 사랑이 싹트는 나부의 모습은 낭만적인 19세기 시대극에서 따왔다.그밖에 다양한 인종의 사람과 괴물들을만날 수 있다.

■이래서 재미없다

국내에서는 스타워즈 시리즈가 큰 인기를 모으지 못했기 때문에,그 장대한 역사를꿰뚫는 관객은 많지 않을 듯.그렇다면 이들에게 2시간20분은 고역일 수 있다.그만큼 ‘에피소드2’는 일반 관객에게 친절하지 못하다.왜 애너킨이 아미달라를 꿈에도 그리는지,어머니는 왜 그렇게 애타게 찾는지,전작을 보지 않은 관객은 알 턱이없다.

적어도 장편영화의 시리즈라면 시리즈 전체의 일부를 차지하는 동시에,한 작품마다 탄탄한 내러티브의 완결성이 있어야 한다.‘반지의 제왕’‘엑스 맨’처럼 이영화도 ‘어,이게 끝이야?’라는 느낌을 준다.종반부의 대결투 장면에서는 위기에빠진 애너킨·오비완·아미달라를 하늘에서 나타난 공화국 부대가 구해주는데,팽팽한 풍선에서 갑자기 바람이 빠지는 듯한 느낌이다.주인공인 오비완과 애너킨이 끝장면에서는 손 한번 써보지 못한 채 싱겁게 쓰러져 관객도 덩달아 맥이 빠진다.

애너킨과 아미달라의 사랑도 맺어질 수 없는 사랑이 가지는 애틋함이 없다.사랑의 고통을 그리기에는 연기자들의 표정이 지나치게 평면적일 뿐만 아니라 스토리 자체도 진부함을 벗어나지 못한다.그들의 위험한 사랑에는 그 어떤 절박함도 느껴지지 않는다.

더욱이 사랑이 악의 한 축을 차지한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지금까지 선과 악이 공존하는 ‘포스’를 가진 제다이의 이중성이 스타워즈에 심오한 분위기를 덧씌워왔다.하지만 어머니의 죽음에 따른 분노나 사랑 같은 자연스러운 감정에 ‘악’의이름을 붙인다면 더이상 공감을 얻기 힘들다.대부분의 인간은 그런 감정을 통해 성숙하지,악인이 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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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기자 purple@
2002-06-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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