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票心 급변한다’

[사설] ‘票心 급변한다’

입력 2002-06-18 00:00
수정 2002-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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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매일 선거보도 분석위원회의 6·13 지방선거 분석결과(17일자 보도)에 따르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표심(票心)이 이슈에 따라 급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특히 수도권지역의 전문직·고학력층이 사회적 현안에 매우 민감하게 표심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실제로 최근 몇몇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가 40대에 이어 30대의 지지율에서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게 뒤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무엇보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역전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한다.

노풍(盧風)의 동인이었던 30,40대가 등을 돌린 이유는 그에 대한 실망감일 것이다.구 시대의 판에 박힌 듯한 정치행태에 염증을 느껴온 이들 세대에게 노 후보는 변화의 ‘희망’이었을 것이다.노풍이 단숨에 ‘대세론’을 뒤흔들어 버리는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국민적 갈망을 빼놓고서는 설명할 길이 없다.그러나 노 후보는 지방선거과정에서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공당의 대통령후보자로서 절제와 금도(襟度)의 자세를 보여주지 못했고,뭔가덤벙대는 모습으로 유권자들에게 다가섰다.또 대통령 아들들의 비리혐의에 대해서도 어정쩡한 모습을 취해 생각이 뭔지를 명쾌하게 보여주지 못했다.나아가 ‘현장의 언어’라는 이유로 그나마 얼마 남아있지 않은 정치의 품위를 스스로 떨어뜨린 결과가 당의 참패와 노풍의 실종으로 귀결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회창 후보측도 선거결과를 자신에 대한 지지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된다.노 후보의 이탈표가 이 후보 쪽으로 이동하지 않고 대다수가 여전히 부동층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한나라당은 특히 민주노동당의 급부상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그것은 새로운 정치질서를 바라는 민심이 표로 얼굴을 드러낸 결과물인 까닭이다.반사이익을 챙기는 네거티브 전략에서 벗어나 수권능력을 보이고 국가비전을 제시하는 것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민심은 참으로 두렵다는 생각이 든다.평소에는 가만히 있으나 계기가 주어지면 질풍노도와 같이 그 마음을 드러낸다.초능력의 힘을 발휘한다.위정자나 공직자는 성난 민심이 언제든 자신을 적으로 돌릴 수 있다는 겸허함으로 늘 옷깃을 여며야 할 것이다.

2002-06-1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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